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금 버블 붕괴-Black Friday











1896년 9월 24일, 월가에 폭풍이 몰아쳤다. 이날 금 가격이 56분 만에 18%나 폭락하면서 금시장에 공황이 발생했다. 금융 투기꾼 제이 굴드(Jay Gould)가 일으킨 금 투기의 후폭풍이었다.

굴드는 ‘월가의 악마’로 알려진 인물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공직자 매수, 여론조작, 폭력배 동원 등 악행을 서슴지 않았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굴드가 투기 대상을 금으로 삼았던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화폐 남발 정책이 있었다. 남북전쟁의 전비 조달을 위해 채권을 마구 찍어댄 미국이 금본위제로 돌아가 채권을 회수하면 금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생각이 굴드의 머릿속에 깔려있었다.


1869년 8월 굴드는 금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미국의 18대 대통령 율리시스 S. 그랜트의 이복 동생이자 당시 재무부 차관으로 일했던 아벨 코인을 매수해 정부가 금시장에 개입 못하도록 안전장치까지 마련해 놓았다. 이후 금 가격은 2배로 뛰었다.

관련기사



치솟는 금 가격을 보다 못한 정부는 1896년 9월 24일, 보유 금 4백만 달러 어치를 시장에 방출했다. 정부가 쏟아낸 금은 곧바로 가격 폭락을 불러왔다. 금값은 반 토막이 났다.

하지만, 굴드는 이 같은 정부의 계획을 이미 알고 있었다. 미리 매수해둔 관료들을 통해 정부의 계획을 전해들은 굴드는 사재기했던 금들을 시장에 모두 내다 팔았다.

반면 월가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상투에서 금을 매입한 은행들은 도산했고, 예금자들은 돈을 떼이는 등 파산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검은 금요일(Black Friday)’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후에도 굴드의 투기 행위는 지속됐고, 1868년부터 2년에 걸친 주식매매사기 행위로 기소됐다.

오늘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제이굴드에 대해 ‘천재냐, 악당이냐’와 같은 상반된 의견이 오간다. 뉴욕 타임즈의 전기 작가 에드워드 르네한은 저서 ‘월 스트리트의 검은 천재’ 에서 “굴드는 똑똑한 인물이며, 경쟁자를 능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이홍규 인턴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