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독주하고 있는 ‘SOC 인프라펀드’ 시장에 국민은행이 도전장을 던졌다.
국민은행은 18일 SOC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호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업은행이 판매한 SOC 인프라펀드에 맞서 ‘발해 인프라펀드’를 오는 9월 중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펀드는 국민은행이 기업금융과 투자은행(IB) 업무를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면서 각종 PF 주선에 성공함에 따라 장기적인 자산운용 비즈니스 모델을 늘리는 차원에서 발매를 추진하게 됐다.
국민은행은 도로와 교량ㆍ터널 등 내륙 프로젝트와 항만ㆍ해양 프로젝트 등 향후 양호한 현금흐름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우량한 프로젝트를 선별해 투자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서울춘천고속도로와 용인경전철, 부산ㆍ김포 발전소 등 총 10개의 PF에 2조9,000억원을 주선한 데 이어 올들어서도 송도 신도시 금융주선과 인천대교 프로젝트 등 2조원이 넘는 PF 주선에 성공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우선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형식으로 5,000억~1조원의 자금을 모은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향후 판매성과를 보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모펀드’ 발매 여부도 검토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이 이처럼 SOC 인프라펀드 발매에 나선 것은 SOC 사업이 대부분 국책 및 정부 주도로 이뤄져 안정성이 뛰어난데다 일정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사업이 많아 수익성도 높기 때문이다.
오용국 국민은행 기업금융담당 부행장은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펀드 참여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해외기관도 적극적인 투자의향을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2011년까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약 200조원의 SOC 투자 중 민간 부문이 약 40조원에 달하고 있어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5월 한국인프라자산운용을 자회사로 설립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인프라펀드를 인가받아 이 분야에 가장 먼저 진출했다. 산업은행은 인천국제공항철도와 대구부산고속도로 등 민자사업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계열사 신한맥쿼리금융자문에서 금융자문을 받아 한국도로인프라투융자회사(KRIF)에 직접투자해 SOC 펀드 시장에 간접 진출한 바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SOC 인프라펀드가 아직까지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사모’ 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시중 부동자금이 많기 때문에 사모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경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모펀드’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