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10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SC제일ㆍ씨티은행과 농협 등 7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공동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은이 금감원에 요청해 실시되는 올해 첫 공동검사다.
이번 검사에서 한은은 시중은행의 자금중개 실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현황 등을 살펴보기로 했다. 특히 금감원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집중 점검하고 이를 어긴 은행을 제재할 계획이다.
이는 은행권에 부동산 대출을 줄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6월 3조8,000억원, 7월 3조7,000억원 등 급증세를 이어가며 집값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LTV의 추가 하향조정, DTI 규제확대 등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검사 결과는 앞으로 부동산정책을 수립할 때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에 앞서 7월 말 데이비드 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과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을 차례로 불러 주택담보대출 자제를 요청했다. 금융당국이 외국계 은행장을 개별적으로 호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국내 시중은행장들에게는 전화로 협조요청을 한 점을 감안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린 이들 외국계 은행을 강하게 압박한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 모기지 은행이나 마찬가지이고 외환은행은 상대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적어 최근 많이 늘리려 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