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강좌 근대의 갈림길, 백영서 외 지음, 창비 펴냄
동아시아의 이웃나라 한ㆍ중ㆍ일의 근대역사는 국운이 뒤바뀐 시대로 기억된다.
서양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아시아 국가 중 ‘우등생’으로 평가받는 일본은 제국주의로 상승하면서 아시아의 최강자로 자리매김 한 반면 세계 최강국이었던 중국은 반식민지의 수난을 겪으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으며,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라는 뼈아픈 역사의 오점을 남기면서 ‘열등생’이 됐다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역사적 인식이다.
이 같은 획일적인 평가에 대해 국내 역사학자들이 반기를 들었다. 백영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를 비롯해 김동노 연세대 교수, 강진아 경북대 교수, 함동주 이화여대 교수, 박훈 국민대 교수 그리고 미야지마 히로시 성균관대 교수 등 한일 역사학자들은 19세기에서 20세기로의 전환기에 일본은 근대화에 성공하고 중국과 한국은 실패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원인을 규명한다.
책은 2003년부터 6년간의 연구 결과를 4권으로 묶었다. ▲근대와 식민의 서곡-한국 ▲천황제 근대국가의 탄생-일본 ▲문명제국에서 국민국가로 ▲동아시아 근대이행의 세 갈래 등이다.
책은 한ㆍ중ㆍ일 각국의 개항에서 1910년 무렵까지를 개괄적으로 각각 서술하고 다시 3국을 비교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한국의 식민화가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당시 나타난 여러 가능성들 가운데 하나가 실현된 것임을 보여주고, 중국이 걸어온 지난 100년을 5000년이란 긴 역사 속에서 놓고 시야를 넓혀 성공과 실패라는 이분법을 넘어선다. 또 일본이 이룩한 근대의 성공과 그 뒷면에 억눌린 국가적 문제점을 함께 제시하면서 복합적인 관점으로 3국의 근대를 재조명한다.
저자들은 “100여년전 러일전쟁 이후 국권을 잃어버린 그때 만큼이나 지금 이 시점도 동북아 패권을 둘러싼 열강의 다툼이 치열하다고 보고 오늘의 시각에서 100년전을 돌아보는 이번 연구는 시의적절한 지적 작업”이라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