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 패배를 노무현 대통령 탓으로 돌리며 당내 갈등을 봉합할 조짐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지도부 물갈이를 통한 당 쇄신을 꾀하기보다는 여러 계파가 공동지도부를 구성, 내분을 무마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평가다.
신당은 21일 오전10시 당 최고위원회ㆍ상임고문 연석회의를 비공개로 열고 대선 패배의 책임을 어떻게 지고 새 지도부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등을 논의했다.
이날 오후까지 장시간 이어졌던 회의는 전날 사의를 밝혔던 오충일 당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열려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도부 구성 문제를 놓고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지만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해서는 거의 한목소리로 노 대통령 책임론을 거론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이 자리에서 신당의 저조한 대선 득표율이 대선주자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아니라 노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이었다는 주장을 펼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당의 향후 진로에 대해서 여러 의견들이 분분했지만 대선 책임론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노 대통령’을 입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신당 관계자들은 최고위원회 및 상임고문단의 이 같은 기류가 ‘노 대통령 책임론 →지도부 물갈이론 무마→공동 지도부 구성을 통한 당력 결집’의 수순을 밟기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신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당내 여러 계파 중 쇄신을 주도할 만큼의 응집력을 가진 그룹은 정동영계와 이해찬계밖에 없는데 스스로 제 살을 벨 수 있겠느냐”며 “쇄신론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친(親)정 전 장관 성향의 한 초선 의원은 “지도부 공백과 당권 다툼을 걱정한다면 공동지도체제가 가장 무난한 대안”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386 출신 일부와 수도권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쇄신론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386 출신의 한 수도권 의원은 “대선에서 참패를 했으면 후보와 지도부가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당 해체를 겁내서 지도부에 면죄부를 준다면 결국 총선 패배로 고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