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적대적 인수ㆍ합병(M&A) 시도에 맞서 기업들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포이즌 필(poison pill)’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포이즌 필이란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려 적대적 M&A를 막는 제도를 가리킨다. 그러나 포이즌 필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왜곡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저해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독약’이 될 가능성도 크다.
일본 내각부의 M&A 테스크포스 팀은 포이즌 필 제도 마련에 관한 보고서를 다음 주에 발간할 예정이다. 경제통상산업성도 현행 법률체계 하에서 어떤 종류의 포이즌 필을 도입할 수 있는가를 검토할 연구팀을 발족시켰다. 일본에서 포이즌 필 도입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기업들은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돼있어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매력적인 M&A 목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기업들에게 외국계 사모펀드 등의 적대적 M&A에 대한 방어책을 마련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경제통상산업성 관계자는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적대적 M&A가 용이해진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