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020560)이 30여 년간 유지해온 객실승무원 ‘기수제’를 폐지했다. 기수제를 일찌감치 없앤 대한항공과 통합을 앞두고 조직 간 마찰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창립일인 1988년부터 시행한 객실승무원의 기수제를 이달부터 폐지하고 직급 중심으로 조직 체계를 정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연공서열 문화에서 직원의 역량과 성과, 직무 중심으로 변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사 순서를 기준으로 줄 세웠던 기존 조직을 직무 역할에 따라 수평적으로 재구성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기수에 따라 ‘선·후배’로 나눠졌던 딱딱한 호칭이 직급을 부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기수라는 틀에 얽매여 있던 인사도 성과와 역량 중심으로 유연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합병을 앞두고 조직 융합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수평적 문화 정착을 위해 20여 년 전 기수제를 폐지하고 직급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객실 승무원 조직이 합쳐지는 과정에서 조직원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큰 데 양사의 조직 운영 방식을 통일해 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은 최근 ‘화학적 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시아나는 최근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272450)와 직원 항공권 협약을 맺고 상호 항공편을 직원 혜택가로 구매할 수 있게 했다. 대한항공도 아시아나의 자회사인 에어서울·에어부산(298690)의 직원 항공권 교류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양사 보건의료 조직과 자원을 통합한 ‘통합 항공 보건의료센터’를 신설해 양사 임직원들이 함께 이용 중이다.
올 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통합 항공사는 한 회사에 다른 회사가 흡수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라며 화학적 융합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