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옛말이 있다. 물길을 따라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 내려가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도 비슷하다. 몸 속에는 물길처럼 신경의 흐름이 있어 아래쪽은 윗쪽의 영향을 받는다. 가령 가뭄이 들면 하류쪽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듯, 몸 상체 쪽의 신경이 눌리면 하체 쪽이 저리거나 욱신거리는 통증이 오기도 한다.
무릎이 아픈데 그 원인이 허리 또는 골반에 있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무릎이 아파서 무릎검사를 했는데, 무릎이 말짱하다는 진단결과가 나왔다면 그 다음은 허리를 의심해야 한다. 허리, 골반에서 신경이 눌리면 무릎에서 통증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는 직장인 A씨는 운동도 딱히 안 하는 데 무릎이 아프다. 진료실에 들어선 그는 “갑자기 무릎에 힘이 빠진 경험이 여러 번 있어요”, 다른 환자는 “찌릿한 것 같기도 하고, 뻐근한 것도 같은 게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아프네요.”라고 하소연을 한다.
무릎이 붓지도, 움직였을 때 딱히 아프지도 않은데, 무릎 앞쪽에 묵직한 통증을 호소한다. 평소 간간이 허리가 아프긴 했지만, 심각한 수준이거나 오래 아프지는 않았다고 한다.
허리 디스크 환자들은 “요추(허리뼈) 5번과 꼬리뼈 사이에 디스크 탈출이 있어요.” 또는 “요추 4번인가, 5번인가?”라고 말한다. 허리 디스크가 가장 빈발하는 부위가 허리 아래 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리 위쪽, 상부 요추 부위에도 디스크 문제는 생길 수 있다.
요추 3번, 4번 신경이 눌리면 허벅지 앞쪽과 무릎 통증으로 나타난다. 요추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원래의 자리에서 밀려나와 척추신경을 압박해 다리가 아프다. 엉덩이 아래쪽에서 신경압박이 되면 다리 뒤쪽에서 통증이 나타난다.
특히나 평소 자세가 안 좋은 데 무릎까지 아프면 허리가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잘 살펴야 한다.
두 번째, 허리에서 내려오는 신경이, 골반 부위에서 눌려도 무릎은 아프다. 아래 그림에서 X 표시 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러 아픈 부위가 있다면 꾹꾹 눌러서 잘 풀어보자. 손으로 누르기 힘들다면 아픈 쪽 다리를 침대 밖으로 늘어뜨려 허벅지 앞 쪽을 중력으로 쭉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이때, 허리가 들 뜨지 않도록 배에 약간 힘을 주거나, 수건 등으로 지지해주면 좋다. 그렇게 하면 무릎이 개운해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허벅지 앞 쪽을 이완시키는 것도 무릎 통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허리를 강화하는 몇 가지 운동을 통해 무릎 통증까지 치료해 보자.
우선 엎드려서 양팔을 몸 옆에 붙이고 머리는 한쪽에 돌린다. 엎드린 자세에서 5~10분간 안정을 취한다.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자세로 인해, 눌린 허리, 골반을 풀어줄 수 있다.
아픈 다리의 반대쪽으로 엉덩이를 살짝 옆으로 밀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축된 조직의 이완과 관절의 압박 스트레스도 줄여준다.
두 번째는 엎드려 누운 자세에서 허리를 살짝 젖혀 준다. 양 팔꿈치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몸을 살짝 들어 올린다. 골반과 허벅지는 밀착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상체를 들어올리면서 무릎, 허벅지 앞 쪽을 편안하게 늘려 준다. 이렇게 하면 중요한 디스크가 앞쪽으로 옮겨져 치료에 도움이 된다. 만일, 통증이 심하다면 다시 첫 번째 방법으로 돌아간다.
마지막 세 번째는 엎드려 누운 자세에서 팔을 펴본다. 두 번째 동작에서 조금 더 진행해 양팔을 쭉 펴서 상체를 천천히 들어올린다. 이때 골반과 허벅지는 마찬가지로 바닥에 밀착시킨다. 괄약근을 살짝 조여줘야 안전하다. 약 열 번 정도 반복한다.
앉아 있어 눌린 허리와 골반을 부드럽게 풀어준다면 무릎도 한결 가뿐해 질 것이다.
/나효진 재활의학과 전문의
하체 통증 완화를 위한 동영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