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인적쇄신 및 최순실씨에 대한 수사 요청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28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약 1시간 30분 동안 단독 면담했다고 밝혔다. 단독 면담은 이 대표가 이날 오전 박 대통령에게 요청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 청와대로 대통령을 찾아 만나뵙고 약 1시간 30분 동안 정치권과 국민들의 여러 여론 분위기에 대해 말씀드리고 왔다”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안한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가급적 빨리 추진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특히 “당사자(최순실씨)가 빨리 (국내로) 들어와서 수사를 적극적으로 해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실체를 규명해달라는 건의를 드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 여러 분야가 워낙 엄중한 시기인 만큼 국정은 국정대로,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는 수사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며 “검찰 수사는 형식이 특별검사든 검찰수사가 됐든 실체 규명을 해달라고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최순실 게이트’ 파문이 커진 뒤로 외부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각계 인사를 만나 조언을 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선 인적쇄신 요청에 대한 박 대통령의 반응을 밝히지 않고 자리를 떠났지만 이어서 국회 대표실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 내용을 전달했었고 대통령께서도 ‘심사숙고한다’고 한 것은 긍정적인 뜻을 나타낸 것”이라며 “대통령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시간 반 동안 (박 대통령이) 고개만 움직였겠느냐”라면서도 구체적인 발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정진석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통령께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의 전면 인적 쇄신을 요구한 만큼 대통령이 그것을 안 하시면 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응책을 청와대에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최순실 게이트’ 파문이 이어지면서 새누리당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여당의 대권 잠룡 중 하나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위기탈출의 출발은 당 대표의 사퇴”라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중심에 서서 야당과 함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비대위가 아니라 비비대위를 꾸려서라도 이 국면을 극복할 수 있다면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정현 대표가 “나도 연설문을 쓸 때 친구 얘기를 듣는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그런 인식을 가진 분이 박근혜 대통령을 모셨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권 내에서는 대부분의 최고위원이 친박근혜계인 상황에서 박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까지 불렸던 이 대표를 겨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