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지난해 5월 영입한 토론토 인공지능(AI) 연구소장이 지난달 갑작스레 사의를 표하며 AI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미국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들이 AI인재 쟁탈전을 벌이며 새로운 인재 영입도 쉽지 않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AI 전문가인 대런 그레이엄(사진) 박사가 지난달 LG전자 토론토 AI 연구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레이엄 박사는 당분간 스타트업 육성 업체인 ‘이노에이티브 마인즈(innov8tive Minds)’의 파트너로 일할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그레이엄 박사가 지난달 일신상의 이유로 연구소장직 사의를 표해 이를 대체할 인재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레이엄 박사는 세계적 AI 연구기관 ‘벡터연구소’의 창립 멤버로 지난해 5월 LG전자 토론토 AI 연구소장을 맡아왔다. 실리콘밸리의 AI 연구소는 물론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 등과 협업하며 LG전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이달 초 토론토 AI 연구소장 모집 공고를 내고 서둘러 빈자리를 메운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토론토 AI 연구소장의 기본자격 조건으로 △컴퓨터 과학이나 전자공학 등 유사 분야에서의 박사 학위 △데이터나 소프트웨어 공학 분야 10년 이상의 경험 △머신러닝이나 데이터마이닝 관련 경험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현재 70명이 넘는 인력이 연구소장 직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레이엄 박사 후임 인사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토론토의 경우 ‘딥러닝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학 교수 덕분에 ‘AI의 메카’로 불리는 데다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이 잇따르며 수년 새 관련 인력의 몸값이 껑충 뛴 탓이다. 그레이엄 박사만 놓고 보더라도 LG전자에 합류하기 직전에는 삼성리서치에서 AI 관련 연구원으로 석달간 일했으며 벡터연구소 부사장으로는 1년 1개월 가량 일하는 등 계속되는 업계 ‘러브콜’로 잦은 이직 행보를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