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나와 “국민의 기대와 염려를 제가 다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이회영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애국정신을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이 공식 석상에 나온 것은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후 98일 만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배경과 관련해 “어른들께 어릴 적부터 우당의 삶을 듣고 강렬한 인상을 많이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일 무장투쟁을 펼친 우당 선생 6형제 중 살아서 귀국하신 분은 다섯째 이시영 선생 한 분”이라며 “다들 고문과 영양실조로 돌아가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당과 그 가족의 삶은 곤혹한 망국의 상황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생생하게 상징한다”며 “한 나라가 어떤 인물을 배출하느냐와 함께 어떤 인물을 기억하느냐에 의해 그 존재가 드러난다. 그래서 오늘 이 우당 선생 기념관 개관이 아주 뜻깊고 대단히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잠행을 깨고 공개 석상에 나섰지만 정치 활동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질문에 윤 전 총장은 “제가 아직 오늘 처음으로 나타났는데 제가 걸어가는 길을 보시면 잘 아시게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장모 등 가족과 관련된 의혹 등에 대한 질문 역시 답을 피했다. 윤 전 총장은 행사가 마무리된 뒤에도 추가 질의를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한편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후 98일 만에 첫 공개 행보로 택한 이날 행사는 우당 이회영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 개관식이다. 우당 선생은 형제들과 전 재산을 팔아 만주에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고 신민회 창립을 주도한 독립운동가다. 윤 전 총장은 우당 선생의 증손자이자 친구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의 인연으로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도 자리했다. 윤 전 총장은 이들과 악수로 인사했다. 현장에서는 윤 전 총장의 지지자 수십 명이 몰려들어 ‘대통령 윤석열’을 연호하기도 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