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바른정당계’ 인사들이 주요 당직에 진출하고 있다. 보수 진영 내 비주류였던 이들이 만 5년 만에 정치권 전면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공보 업무를 담당할 당 대표 특별보좌역에 박종원 전 새로운보수당 공보팀장을 내정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4일 김철근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을 특별보좌역(정무실장)에 임명했다. 김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새로운보수당으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를 따라 당을 탈당했지만 현재는 범(凡)유승민계로 분류된다.
청년 최고위원에 당선된 김용태 최고위원은 이 대표와 막역한 사이로 바른정당 시절 정계에 입문했다. 김 최고위원은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를 맡은 적 있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지상욱 원장은 유임됐다.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지 원장은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등을 거쳤다. 이 대표는 전날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사이인 지 원장에게 공정성 논란이 일지 않겠느냐 기자들의 질문에 “여연의 여론조사 기능은 사무총장에게 이관된 상태라 불공정성 논란은 없을 것”이라 선을 그었다.
보수 진영 첫 대선 출마자도 바른정당 출신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낡은 20세기 정치를 하루빨리 끝내고, 21세기에 어울리는 정치를 하겠다”며 공식적으로 대권 도전 뜻을 밝혔다. 하 의원은 역시 과거 2017년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갔다. 이후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등을 거쳐 국민의 힘으로 돌아왔다.
바른정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전·현직 의원 40여 명이 ‘개혁 보수’를 외치며 2017년 창당한 정당이다. 유승민 전 의원이 창당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이 대표도 유 전 의원을 따라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이후 2018년 당시 국민의당과의 합당, 새로운보수당으로 분화 과정에서의 대규모 탈당 사태 등을 거치며 결국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으로 통합됐다.
유 전 의원은 이들의 정치적 약진에 고무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유 전 의원은 전날 한 방송에 나와 “바른정당에서 ‘개혁 보수’의 뜻을 같이 했던 동지들이 5년의 기간을 풍찬노숙한 것이 완전히 의미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며 “바른정당이라는 무모한 실험이 정치적으로 실패했을지 몰라도 그 뿌리는 살아있었다”고 말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