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IN 사외칼럼

절세계좌, 세제 개편에도 여전히 유효한가 [도와줘요 자산관리]

■안비호 WM전문위원





#40대 직장인 A씨는 노후 대비를 위해 2년 전부터 개인형 퇴직연금(IRP)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꾸준히 불입해 왔다. 그런데 최근 절세계좌의 세제 혜택이 줄어든다는 기사를 접한 뒤,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에 빠졌다.



최근 해외펀드 배당금에 대한 외국납부세액 공제 방식이 개편되면서 IRP, ISA 등 절세계좌의 세제 혜택이 축소되고 이중과세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절세계좌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이번 세제 개편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투자자에게 미칠 영향을 분석해 보자.

◆세제 개편의 배경과 내용

해외펀드에서 배당소득이 발생하면 해당 국가에서 먼저 배당소득세를 원천징수한다. 기존에는 해외에서 납부한 세금을 국세청이 먼저 환급한 뒤, 이후 국내에서 징수하는 세금으로 조정되는 방식이었다. 즉, 투자자의 계좌에는 세금을 떼지 않은 원금 전액이 입금되고, 최종적으로 국내에서 정산하는 구조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구조에 대해 문제가 제기됐다. 일부 면세법인이나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절세계좌를 활용하는 투자자의 경우 국세청이 국고로 외국납부세액을 대신 부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기존 ‘선(先) 환급, 후(後) 원천징수’ 방식을 폐지하고, 투자자가 소득을 지급받을 때 외국납부세액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절세계좌에 미치는 영향

이번 세제 개편이 절세계좌를 활용하는 투자자에게 불리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존에는 세금을 추후 납부하는 방식이어서 과세이연 효과를 통해 복리로 투자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해당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한, 비과세 혹은 낮은 세율이 적용되던 소득에 대해 기존보다 높은 세율로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절세계좌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다만, 이번 개편이 절세계좌 내 모든 수익이 아닌 ‘해외에서 발생한 배당소득’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으며, 해외에서 발생한 수익 중에서도 배당소득이라는 일부에 한정된다. 해외펀드의 투자 수익은 배당소득과 주식 매매차익(자본이득)으로 나뉘는데, 이번 개편의 대상은 배당소득뿐이다.



◆이중과세 논란과 정부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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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 혜택 축소와 함께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이중과세 가능성이다. 해외에서 이미 배당소득세를 납부한 수익에 대해 국내에서 다시 세금을 부과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뒤늦게 문제를 인식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ISA 계좌에 대해서는 해결책이 마련된 상태다. 해외에서 이미 납부한 세액을 일종의 ‘크레딧’처럼 적립한 뒤, 향후 국내에서 세금을 납부해야 할 시점에 이를 공제하는 방식이다. 해당 개정안은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연금저축계좌와 IRP 계좌는 법 개정이 필요해 개선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가적인 보완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므로,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정책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가 고려해야 할 대응 전략

세제 개편으로 절세계좌의 일부 혜택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활용 가치는 충분하다. IRP나 연금저축계좌의 세액공제 및 저율과세 혜택, ISA의 투자손익 통산 및 비과세 혜택 등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혜택 감소를 아쉬워하기보다는 새로운 환경에 맞춰 투자 전략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것이다. 기존에 해외 배당소득 중심으로 투자했던 투자자라면, 이제는 자본이득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을 추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S&P500의 연평균 수익률이 약 12%인 반면, 평균 배당수익률은 2% 수준임을 고려한다면,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또한, 해외주식 투자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채권 등 안전자산을 함께 편입하는 것이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절세계좌를 활용한 장기투자의 기본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며, 분산투자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세제 개편으로 절세계좌의 일부 혜택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절세계좌 자체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정부도 투자자들이 부당한 세금을 납부하는 일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보유 중인 절세계좌를 섣불리 해지하기보다는, 변화된 환경에 맞춰 투자 전략을 조정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변화를 기회로 삼아 장기적인 투자 목표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다.

안비호 NH농협은행 WM전문위원. 사진 제공=농협은행안비호 NH농협은행 WM전문위원. 사진 제공=농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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