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재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여기에 앞선 심사 과정에서 제외된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 기업 경영을 위축시킬 우려가 큰 조항들을 모두 포함해 더 강력한 내용의 개정안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법 개정안) 재의 표결부터 해야 한다”며 “부결되면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때는) 집중투표제를 실시하거나, 독립이사로 개편한다거나, 감사를 확대하는 조치까지 포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은 총 5가지 핵심 쟁점을 담고 있다. △이사 충실 의무 확대 △감사위원 분리 선출 △집중투표제 도입 △전자 주주총회 의무화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 등이다. 이 중 야당은 이사 충실 의무 확대와 전자 주총 의무화 등 2가지 내용을 우선 상정해 지난달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나머지 3개 조항은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최종안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통과된 2개 조항에 대해서도 기업을 겨냥한 소송 남발 등 시장 불안정성을 키운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해 전날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야당은 이 개정안이 재의결에서 부결되면 여야 합의점을 찾아 수정안을 내는 대신 기존에 추진하던 다른 쟁점까지 모두 포함해 다시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에도 상법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 간 극심한 대립이 예상된다. 주주가 이사 선임 시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받아 몰아줄 수 있게 한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제안됐지만 적대적 인수합병(M&A)에 활용될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 이사회 내 분리 선출 감사위원을 늘리는 제도 역시 외부 투기 자본의 감사위원회 장악력이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소상공인연합회에서 간담회를 진행하며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3 쿠데타 시도로 인해 이 사회가 불안정 상태로 빠져들었고 소상공인분들의 매출도 현격하게 줄었는데, 정치 때문에 오히려 경제가 더 나빠지는 상황에 대해 큰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지역경제 선순환을 위해 지역화폐와 같은 정책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는 데 소상공인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조승래 수석대변인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