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말레이사업, 적자 늪…'매직'이 안 먹힌다

◆매출마저 줄어든 SK매직

수익성 악화에도 규모 키웠지만

작년 매출 30%나 줄어 '빨간불'

순손실 70억…경쟁사 격차 확대

글로벌전략 전면 수정 목소리도


SK매직이 유일한 해외 진출국인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간 적자 지속에도 매출은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에는 매출마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상수도 환경이 열악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인근 국가 대비 소득 수준이 높고 한국식 코디 출장 서비스에 거부감이 없는 말레이시아 시장을 노리고 국내 렌털 업체들이 앞다퉈 진출한 가운데 SK매직은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2일 SK매직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레이시아 법인의 매출액은 673억 6500만 원, 당기순손실은 70억 4400만 원을 기록했다. 2018년 말레이시아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 계속 이어온 적자 행진에서 이번에도 벗어나지 못했다. 더 눈에 띄는 부분은 매출액 감소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법인 매출은 2023년 매출액인 961억 원 대비 30%나 쪼그라들었다.



SK매직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경쟁이 치열해 졌고, 환율 영향 등으로 실적이 감소 한 것”이라며 “여기에 그동안 제품 대행 판매를 했던 국내 기업과 계약이 종료 됐고, 주방가전 사업부문이 빠지면서 수출 규모가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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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에서는 일시적 요인 등을 감안하더라도 질적 성장이 더딘 가운데 외형마저 줄어든 것을 두고 SK매직의 말레이시아 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초기 인지도 및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영업손실을 감수하고, 인프라 투자는 물론 각종 마케팅비를 지출한다”면서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 급부로 매출액은 커져야 하는데 SK매직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까지 크게 감소했다. 결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말레이시아에 가장 먼저 진출한 코웨이의 지난해 현지 법인 매출액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1조1584억 원, 당기손익은 20% 증가한 1290억 원을 나타냈다.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쿠쿠 역시 지난해 매출은 2023년 대비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2.5% 증가했다.

SK매직이 말레이시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자 SK매직의 해외 사업 전체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는 말레이시아에서 SK매직이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코웨이에 밀리고, 보급형 시장에서는 쿠쿠 등 다른 업체들과 큰 차별성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 현지 정수기 월 렌털료를 살펴보면 코웨이의 경우 주력 제품은 평균 월 100링깃(3만3000원)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반면 SK매직의 월 평균 렌털료는 80 링깃(2만2000원) 대로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쿠쿠와 겹친다. 결국 양적·질적으로 경쟁사들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매출이 줄었지만 부채가 높아진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가격 정책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매출이 줄면 부채도 줄어야 하는데 원가대비 가격을 낮게 잡아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은 말레이시아 시장 점유율 30%를 넘어서는 코웨이와 경쟁을 해야 하고, 보급형 제품은 SK매직 보다 현지 인지도가 높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쿠쿠 등 다른 기업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며 “이러한 포지션으로 인해 SK매직이 렌털 누적계정이 23만 계정을 달성했음에도 수익성은 물론 매출 성장이 정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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