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석 달 만에 반등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4000억 달러 선을 지켰다.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당국의 시장 개입 영향에 외환보유액 감소가 예상됐으나 분기 말 금융사의 달러 예수금 증가 효과에 소폭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096억 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말과 비교하면 4억 5000만 달러 늘었다.
외환보유액은 1월(-46억 달러)과 2월(-18억 달러) 감소하다가 석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다만 2월(4092억 1000만 달러)에 이어 지난달까지 두 달째 4100억 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에도 불구하고 분기 말에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준수를 위해 금융기관이 달러를 한은에 대거 예치해 외환보유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맡긴 달러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효과를 내고 이는 자본 비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 밖에 미국 달러화 약세와 한은의 외화 자산 운용 수익이 증가한 영향으로 외환보유액이 늘었다. 지난달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DXY)는 약 3% 하락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로 환산한 유로·엔 등 기타 통화 외화 자산 금액은 늘어난다.
외환보유액 구성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3615억 3000만 달러로 전월 보다 41억 5000만 달러 늘었다.
예치금은 241억 7000만 달러로 38억 4000만 달러 줄었고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특별인출권(SDR)은 149억 8000만 달러로 1억 4000만 달러 증가했다.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는 금은 47억 9000만 달러였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2월 말 기준(4092억 달러)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 2272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일본(1조 2533억 달러)과 스위스(9238억 달러), 인도(6387억 달러), 러시아(6324억 달러), 대만(5776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4329억 달러), 홍콩(4164억 달러)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한 달간(3월 3일~4월 3일) 원·달러 환율이 30원 넘게 등락하며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발(發) 관세와 탄핵 선고 등 대내외 리스크가 산적한 만큼 당국도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국외 사무소 등과 연계한 24시간 점검 체제를 통해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적기에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