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악마화' 된 여론 뒤집기…'수출 효자' 게임 더 키운다

◆콘진원, 뇌 과학적 검증 용역

K콘텐츠 수출 60% 차지…위축 우려

fMRI 촬영 등으로 신경 변화 살펴

'긍정적 효과' 증명해 이미지 쇄신

문체부 정책 근거로 활용하기로


정부가 게임 이용의 긍정적 효과를 뇌과학적 검증 과정까지 동원해 증명하겠다고 나선 것은 ‘악마화’ 수준으로 폄하된 게임 산업의 정당한 위상을 되찾고 질병코드 논란에서 여론을 환기할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질병코드 도입에 대한 반박 근거를 확보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이번 기회에 게임의 긍정적인 측면을 집중 강조해 K-콘텐츠의 대표 수출 상품인 게임 산업에 대한 위상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3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게임 이용에 따른 뇌의 구조적 변화를 의학적으로 관찰하고 과몰입, 게임이용장애 등 부정적 효과들에 대한 실체적 관계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게임 이용자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느냐”고 묻는 식의 사회과학 연구로는 게임 이용의 부정적 영향을 반박할 확고한 근거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철저한 과학적 검증을 시도한다. 콘진원은 제안 설명서에서 과거 과몰입 진단을 받은 피험자를 대상으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촬영, 뇌 영상 데이터를 활용한 기능적 연결성 분석, 인지상담사를 통한 신경 인지 설문조사 등을 활용할 것을 적시했다.



콘진원 관계자는 “앞선 연구 과정에서 게임이 지능에 긍정적 효과를 준다는 결과를 확인했다”며 “조사 대상 수가 적었던 탓에 유의미한 근거로 활용하지 못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뇌 과학적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검증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문화첵육광광부의 정책 근거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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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와 콘진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 게임이용자 임상의학 코호트 연구’ 결과를 통해 단순히 게임 이용 시간이 길다고 해서 게임 과몰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대상자를 게임을 긍정적으로 이용하는 집단(선용군), 문제적으로 이용하는 집단(위험군), 일반 사용자군으로 분류해 2~3년의 추적 조사했는데 게임 이용시간은 이들 집단 간 특별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게임 위험군으로 분류된 집단 중 27%가 선용군으로 이동하는 등 전체의 82%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했다. 일부 조사대상에게서는 지능·집중력 등 인지적 능력의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 보고서는 11월쯤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 결과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ICD-11)의 한국표준질병분류(KCD) 도입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게임 질병 논란은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과몰입을 질병으로 관리하기 위해 ‘게임이용장애’를 국제질병분류(ICD-11)에 등재하면서 촉발됐다. 이를 KCD에 도입할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자 국무조정실은 민관협의체를 꾸리고 관련 연구를 통해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민관협의체의 논의를 통해 올 연말에 개정되는 KCD에 게임이용장애 도입 여부를 정할 예정이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난관이 계속되고 있다.

이 문제를 두고 게임 산업을 책임지는 문체부와 보건복지부는 입장차를 보인다. 문체부는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이라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도입 반대 입장인 반면 복지부는 질병코드 도입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게임 이용 과다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대책 없이 게임 질병코드가 도입되면 국내 게임 산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게임 산업은 지난해 1분기 기준 한국 콘텐츠 전체 수출액 중 비중이 60.5%에 달한다. 최근 글로벌 게임 산업의 침체, 중국의 맹추격 등으로 성장 동력이 약해진 모습을 보이는데 질병코드 도입까지 더해지면 내수·수출 모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신진 홍익대 게임학과 교수는 “유해성이 있는 상품이라는 낙인이 찍히면 수출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다만 최근에는 콘텐츠 핵심 수출 산업인 게임에 대한 육성 필요성이 더욱 힘을 얻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출범한 게임특별위원회에서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저지’를 제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게임 산업은 문화·콘텐츠 산업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억압을 당해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도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게임산업 육성 의지와 함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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