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포장 음식에도 주문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자영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은 14일부터 포장주문 중개 수수료(이하 포장 수수료) 6.8%를 정상 과금한다고 밝혔다. 앞서 배민은 지난해 7월 배달 중개 수수료를 6.8%에서 9.8%로 전격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포장 주문 서비스도 유료화했다. 다만 2025년 3월까지 신규 업주의 포장 중개 수수료를 50% 깎아주고 기존 업주에게는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한 바 있다.
우아한 형제들은 포장 주문이 활성화될수록 업주의 수익성은 더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평균 주문 객단가를 2만5000원으로 가정할 경우, 포장 수수료 1700원을 낸다고 해도 3400원 안팎의 배달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게 우아한 형제 측의 설명이다.
또 앱을 통한 포장 판매는 오주문이나 노쇼 등 리스크 비용을 없애 업주 입장에서는 배달 앱 전체 판매 중 포장 비중이 늘어날수록 수익을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아한 형제들은 포장 주문에 대한 고객 할인 혜택과 앱 화면에서의 노출을 강화해 현재 5% 안팎에 그치는 포장 주문 비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당장 수수료가 늘어난 점주들은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매출이 하락하는 가운데 포장 주문 수수료까지 낼 경우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일부 점주는 포장 수수료 도입에 반발하며 포장 서비스를 해지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본사 지침은 없으며 점주 재량"이라면서 "포장은 자사 앱으로 주문하면 할인 쿠폰과 같은 혜택이 훨씬 크기 때문에 배민 주문이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 업계는 포장 수수료로 비용 부담이 커져 결국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포장 수수료를 받아 소비자 할인 혜택을 마련한다고 했는데, 이는 자영업자로부터 돈을 받아간단 의미일 뿐 상생의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결국 업주 부담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플랫폼 사업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포장 수수료의 경우 지난해 업체들의 자율규제 방안 이행점검 후 결정됐던 사안"이라며 "자율 규약으로 정해진 탓에 법으로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정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시장 여건에 따라 포장 수수료에 대한 점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