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 회의를 하루 앞둔 16일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수세에 채권 시장도 강세를 띠었다. 일각에선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감과 더불어 중국계 기관들이 한국 국채 매수에 나선 영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3년 국채선물은 외국인이 1만272 순계약했다. 외국인의 10년 선물은 3468 순계약으로 나타났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48%포인트 내린 연 2.351%에 마감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2.629%로 0.035%포인트 내렸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1기때와 같이 미국에 대항해 외환, 외국채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중에는 원화 표시 자산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날 채권 시장 강세는 트럼프가 부른 나비 효과라고 보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채 금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 관세 속에서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에 균열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증시 약세에 비해 원화 가치는 비교적 선방했는데 여기에는 외인의 채권 수요 증가가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2원 오른 1426.7원에 오후 장을 마감했다. 환율은 3.5원 오른 1429원에 출발했다. 환율은 개장 초반부터 상승 폭을 키우며 1432.7원까지 올랐다. 그간 약세 압력을 받던 달러화도 회복세를 보인 영향이다.
다만 환율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번주는 금요일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규모 외국인 배당을 앞두고 선제적 달러 수요에 환율 상승 압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이날부터 양일간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17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