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팬데믹급 재앙' 美관세…WTO, 세계무역성장률 3%서 -0.2%로 하향

WTO 세계 무역 전망 및 통계 보고서

상호관세 시행땐 교역량 -1.5%

2020년 이후 최대폭 감소 전망

"북미 외 지역선 中 수출량 늘것"

9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9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글로벌 상품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기준 3%에서 -0.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미국발 관세 충격의 여파가 전 세계 무역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 것이라는 경고인 셈이다. WTO는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와 그 파급효과가 심화할 경우 세계 상품 무역이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TO는 16일(현지 시간) 이 같은 전망을 담은 ‘세계 무역 전망 및 통계’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전망은 미국·중국 등에서 이번 주까지 시행된 관세 조치를 반영한 결과다. WTO 측은 “연초에 경제학자들은 올해와 내년에도 상품 무역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맞춰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새로운 관세 조치들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무역 환경을 재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WTO는 올해 미국·캐나다 등 북미 수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2.9%에서 -12.6%로 대폭 낮췄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수출 성장률 전망치는 4.7%에서 1.6%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상품 무역뿐만 아니라 서비스 무역 성장률 전망치 역시 6개월 전 5.1%에서 4%로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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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0일간 유예하기로 한 상호관세가 실제로 시행될 경우 전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은 더 큰 폭으로 뒷걸음질 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WTO 측은 “일시 중단된 상호관세를 미국이 전면 재도입할 경우 성장률은 0.6%포인트 추가 하락하고 그에 따른 파급효과는 0.8%포인트 추가 하락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 경우 세계 상품 무역량은 1.5%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이후 최대 폭의 교역 감소라고 WTO는 전했다.

WTO는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밀어내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도 분석했다. 북미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중국의 상품 수출이 기존 4%에서 9%까지 증가할 것으로 본 것이다. WTO 측은 “미국이 아닌 제3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 심화 우려가 생길 것”이라며 “동시에 섬유, 의류, 전기 장비 등의 부문에서 미국의 대중 수입은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 1·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이 가장 큰 우려라고 밝혔다. 그는 “미중 간 디커플링은 세계 경제의 지정학적 분열을 초래해 양극화된 두 블록으로 세계가 쪼개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전 세계 GDP가 장기적으로 7% 축소될 수 있고 이는 상당히 중대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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