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의대 모집 인원을 3058명으로 동결하는 안을 확정하면서 그간 멈춰 있던 입시 시계도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만 정원이 1년 만에 원점 회귀하면서 최상위권 입시 불확실성이 크게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올해 고3 수험생은 물론 N수생 수가 역시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험생들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부는 17일 내년 의대 모집 인원을 3058명으로 확정·발표했다. 그러나 1년 만에 의대 모집 인원이 대폭 줄면서 올해 대입 지각변동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집 인원 동결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은 전년 대비 1509명이나 급감했지만 수험생 수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수능을 치를 고3 수험생 수는 45만 3812명에 달한다. 전년보다 4만 7000여 명(12%) 늘어난 수치다. 황금돼지띠의 해인 2007년 출생아가 예년보다 많은 영향이다. 의대를 노리는 N수생 수도 20만 2762명으로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소식에 재수를 택한 수험생이 모집 인원 동결에도 의대 진학에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는 만큼 의대 경쟁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또한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6학년도 의대 합격선은 전체적으로 의대 모집 인원 축소, 고3 학생 수 증가 등으로 수시·정시 합격선 모두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의대 모집 인원 축소로 수험생들이 전년도 입시 결과를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올해 입시가 더욱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만약 합격 점수 예측이 어려워 최상위권 학생들의 하향 지원이 이어지면 도미노처럼 중위권 학생들의 일반 대학 입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의 대입 지원에 있어 기초가 되는 것은 전년도 결과인데 이번 모집 인원의 변화로 2025학년도 지원 경향을 2026학년도에 적용하기 어려워 (수험생들이) 근거 없는 지원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며 “의대 정원은 2024학년도 이전으로 돌아갔지만 입시 불안정성은 올해도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