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전 직원들에게 업무용 메신저(협업 툴)로 일 처리 과정을 공유하라고 지시했다. 투명한 업무 처리로 반복되는 금융 사고를 예방하고 담당 직원의 이동과 부재에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 행장은 최근 우리은행의 모든 본부 부서 직원과 비대면 영업 조직,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 해외 영업 본부 직원에게 은행이 개발한 ‘위노트(We-note)’ 계정을 등록하라고 했다. 우리은행은 또 부서별 업무와 담당자를 구분해 책임 소재와 업무 영역을 명확히 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각 부서에 발송했다. 정 행장은 “시스템 경영으로 금융 사고를 방지하고 (직원들끼리) 서로 묻지 않아도 찾을 수 있는 조직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노트는 토스와 배민 등 스타트업이 주로 활용하는 업무용 메신저 슬랙과 비슷한 프로그램이다. 실무자가 위노트에 업무 관련 절차나 노하우·메모 등을 올려놓으면 다른 직원이 해당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고 피드백도 제시할 수 있다. 프로그램 내 문서 편집을 통한 공동 편집 기능과 공개 범위를 설정해 내용을 공유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실시간 편집과 권한 관리, 알림, 피드백 기능도 있다. 우리은행은 조만간 위노트를 업데이트해 문서 검색을 고도화하고 관리 화면을 개편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부서별로 업무 체계가 일원화되지 않아 점검과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협업 툴 활용을 확대해 직원들이 특정 업무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게 돼 선제적인 내부통제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기반의 매뉴얼 공유로 직원 간 수평적 협업이 늘어날 것”이라며 “업무 처리 과정을 공유함으로써 담당 직원이 없어도 진행 과정을 체크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