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에 대한 행동주의 펀드들의 지분율 합계가 18.32%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19.03%)과 불과 0.71% 포인트 밖에 차이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행동주의 펀드들은 일반투자 목적으로 지분율을 확대하고 있다지만,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경우 최대주주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스틱인베스트먼트 경영진은 자사주 추가 매입에 나서며 최대주주 지위 수성에 힘쓰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리캐피탈은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을 11.68%까지 늘렸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기존(11.54%) 대비 0.14% 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총 5만 7949주를 사들였다. 1만 300원~1만 600원대에 집중 매수했다.
미리캐피탈의 추가 매수로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과의 지분율 격차는 이제 1% 포인트 대로 줄어들었다. 도 회장의 현재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율은 13.44%다. 미리캐피탈과는 불과 1.9%포인트 차다. 도 회장 가족과 회사 경영진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모두 합할 경우 19.03%다.
국내 대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6.64%)와 미리캐피탈 지분을 더하면 18.32%다. 도 회장 특수관계인 지분율과 차이는 불과 0.71%밖에 나지 않는다. 미리캐피탈과 얼라인이 힘을 합칠 경우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에 오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양사가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 보유 목적을 현재까지는 일반투자로 명시하는 데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도 경영권 확보 보다는 투자 차원에서 지분을 매입했다는 입장으로 당장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지배구조가 바뀌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분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 3단계로 나뉜다. 일반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의결권, 신주인수권 등 기본적인 권리 이상의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하는 투자 형태를 뜻한다.
최대주주 지위 유지를 위해 스틱인베스트먼트 경영진은 최근 들어 자사주 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원표 파트너가 지난 22일 지분 0.05%를 확보했다고 공시했고, 그 전에는 이도행 파트너(3월19일·0.02%), 신도철 부문대표(1월24일·0.04%) 등의 신규 지분 취득 공시가 있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채진호 대표를 비롯한 현 경영진이다. 최대주주 지분율 방어를 위해 급여 상당액을 자사주 매입에 쓰는 한편, 현재 2.7%대인 배당 수준을 추가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위해 급여 수준도 대폭 높였다. 지난해 스틱인베스트먼트 등기이사 4명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3억 8000만 원이다. 도용환 회장(22억 1600만 원), 곽동걸 부회장(13억 6400만 원), 곽대환 전 대표(11억 9400만 원), 강신우 최고운영책임자(COO·7억 4600만 원) 순이다. 이외에 채진호 프라이빗에쿼티(PE) 부문 대표가 22억 8500만 원을 수령했다.
이들 연봉은 급여와 상여로 나뉘는데 상여 비중이 전체 연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75%에 이른다. 상여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성과 보상 규정에 따라 지급된다. 펀드 결성과 투자·수익 창출 기여도 등이 주된 평가 기준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눈에 띄는 엑시트 실적을 내지도 않았지만 급여 수준이 높은 편이었다”며 “급여 중 상당액은 자사주 매입 재원으로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 회장과 미리캐피탈은 꾸준한 소통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