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전산업생산은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생산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덕에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 경기를 가리키는 주요 지표는 나란히 감소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는 114.7(2020년=100)로 전달보다 0.9% 증가했다. 올해 1월 1.6% 감소했던 전산업생산은 2월 1.0%에 이어 두 달째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1~3월) 기준으로도 0.2% 늘며 2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제조업 분류별로 보면 지난달 반도체생산지수는 201.0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3월 반도체생산이 13.3% 늘어난 데다 출하는 19.8% 증가해 재고는 9.9% 줄었다. 의약품 생산도 11.8% 증가하면서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석유정제(-9.3%) 기계장비(-3.1%), 금속가공(-2.9%) 등의 생산은 부진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 금융·보험 등이 줄면서 한 달 사이 0.3% 빠졌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숙박및음식점업(-3.7%),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0.7%) 등 민생과 직결되는 업종들이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지수는 0.3% 감소했다. 통신기기·컴퓨터를 비롯한 내구재가 8.6% 감소했는데, 2월 전기차보조금 조기지급과 삼성 갤럭시S25 등 신제품 출시에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0.9% 감소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3.4%)투자가 늘었으나 농업·건설·금속기계 등 기계류(-2.6%)에서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건설기성은 토목(-6.0%) 및 건축(-1.5%)에서 공사실적이 모두 줄어 2.7%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8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증가했다. 2월(0.1포인트)에 이은 2개월 연속 증가세다. 향후 경기의 국면 및 전환점을 단기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도치는 100.6로 0.2포인트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2달째 늘었다. 다만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경기의 추세 전환을 논하기에는 아직 섣부른 감이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