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동산 시장에 과도하게 쏠린 자금이 국가 경제 성장을 가로막고 있으며 금융권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금융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 권익보다 회사 이익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있다며 마지막까지 은행권에 쓴소리를 했다.
이 원장은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8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금융환경 변화와 금융권 신뢰 회복을 위한 감독 과제’를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아무리 위험도가 낮은 자산이라도 쏠림이 있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해외의 경우 금융과 부동산 자산 비중이 6대4 내지 7대3”이라며 “국내 민간 부문 여신이 4000조 원이 조금 안 되는데 이 중 약 50%인 1900조 원가량이 부동산 자금”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대출 쏠림은 금융사 본연의 임무인 자금 중개 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는 혁신 산업 지원 감소로 이어진다. 금융권이 주 임무인 산업 지원은 멀리하고 안전한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이자 장사만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 원장은 또 “금융 사고의 대부분은 부동산금융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며 “가치가 부족한 물건에 대한 담보가치를 올린다든지 대출을 받는 사람과의 유착 관계가 생긴다든지 하는 것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 신뢰회복을 위한 금융권의 자체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