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선장을 맞이한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의 내실을 다져 시장의 신뢰부터 회복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당장 경쟁력을 지닌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18A)와 레거시 공정 완성도를 내세우며 신뢰 회복에 집중하고 고객 중심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같은 날 메타는 인공지능(AI) ‘라마’ 독립 앱을 내놓는 한편 에지(온디바이스) AI용 초소형 ‘리틀 라마’ 개발 소식을 알렸다.
인텔은 29일(현지 시간)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인텔 파운드리 다이렉트 2025’를 열고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전략을 공개했다. 지난달 취임한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말께 18A 공정으로 제조한 ‘팬서레이크’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여러 고객사들이 2027년을 목표로 한 14A(1.4㎚)를 테스트하고자 하는 의향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시장에서는 인텔 18A가 TSMC 2㎚ 공정에 버금가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수율만 성공적으로 끌어올린다면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탄 CEO는 12·16㎚ 등 레거시 공정에서도 미디어텍 등 고객사를 확보해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거시 공정 반도체는 장비 투자 비용이 적고 수요 역시 꾸준히 받쳐주는 만큼 든든한 ‘캐시카우’로 통한다. 기조연설에서는 케이던스·시놉시스·지멘스 등 3대 반도체설계자동화(EDA) 업체 CEO가 모두 무대에 올랐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TSMC와의 협업 소식이나 신규 공정 발표는 없었다. 하지만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지속 의지와 ‘고객사 중심 영업’에 방점을 찍으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한 소득이라는 평가다. 탄 CEO는 “취임 후 5주 동안 수많은 고객사들로부터 파운드리 사업을 지속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파운드리를 성공시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으니 잔인할 정도의 피드백을 달라”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같은 날 메타는 첫 AI 콘퍼런스 ‘라마콘’을 열고 메타 AI 독립 앱 출시 소식을 알렸다. 그간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등에서만 사용 가능하던 메타 AI를 별도 출시해 챗GPT·제미나이 등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의 대담에서 “증류 기술을 이용해 80억 매개변수(8B)보다 작은 ‘리틀 라마’를 개발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스마트 글라스 등 에지 AI 기기를 노리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