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 시장의 자금 5분의 1이 에이브에 집중되고 있다. 출시 5년 만에 디파이 대표 프로젝트로 자리잡은 에이브는 최근 자체 스테이블코인 고(GHO)의 수요 급증까지 더해지며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30일 오후 5시 기준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에이브에 예치된 총금액(TVL)은 199억 8700만 달러(약 28조 4055억 원)에 달한다. 같은 시각 디파이 전체 TVL은 1003억 7500만 달러로, 전체 예치금의 약 19.91%가 이 프로토콜에 몰린 셈이다. 단일 프로젝트 기준 TVL 1위다.
에이브는 2020년 출시된 디파이 프로토콜이다. 사용자들은 가상자산을 예치하고 이자를 받거나 담보를 제공하고 가상자산을 빌릴 수 있다. 거래는 블록체인상에서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는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이뤄진다. 전통 금융의 머니마켓 구조를 블록체인으로 구현한 사례로, 디파이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최근에는 에이브에서 구축한 자체 스테이블코인 GHO의 수요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GHO는 에이브에 가상자산을 담보로 맡긴 사용자가 직접 발행할 수 있는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이다 GHO의 구조적 특징은 기존 중앙화 스테이블코인과 뚜렷하게 구분된다. 예를 들어 미국 서클사가 발행하는 USD코인(USDC)는 발행사가 중앙에서 직접 공급량을 조절한다. 반면 GHO는 에이브 사용자 스스로 담보를 맡기고 직접 GHO를 발행하는 구조다. 차입자가 곧 발행자인 셈이다. 발행과 동시에 발생하는 이자 수익도 제3 기관이 아닌 에이브 거버넌스가 관리하는 탈중앙화자율조직(DAO) 금고로 들어간다. 중앙화된 신뢰 주체 없이도 담보 기반의 안정성과 수익 구조를 구현해낸 셈이다.
GHO는 커뮤니티 투표로 정해지는 이자율을 조절해 1달러에 연동된 가치를 유지한다. 가격이 오르면 이자율을 낮춰 공급을 늘리고, 하락 시에는 이자율을 높여 상환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알고리즘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에이브 커뮤니티의 결정에 따라 가격이 조절되는 방식이다.
이용자 투표를 통해 이 프로토콜의 주요 결정을 내리는 데 사용되는 에이브(AAVE) 토큰은 현재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 모두 상장돼 있다. AAVE는 제안과 투표 참여 외에도 스테이킹, GHO 이자 할인, 유동성 공급 보상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에이브가 전통금융과의 결합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