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의 결과로 인한 낙관론이 이번 주 내내 주가에 탄력을 제공하며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동반 강세 마감했다.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에도 꺾였고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1981년 이후 최고치로 뛰었으나 투자자들은 우선 눈앞의 불확실성이 완화된 데에 주목했다.
16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 무렵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1.99포인트(0.78%) 상승한 42,654.7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1.45포인트(0.70%) 뛴 5,958.38, 나스닥종합지수는 98.78포인트(0.52%) 상승한 19,211.10에 장을 마쳤다. 특히 S&P500 지수는 이번 주 모든 거래일에 걸쳐 상승했다. 지난 4월 22일 2.51% 급등한 이후 이날까지 약세를 보인 날은 단 3거래일에 불과하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으로 촉발된 급락장은 양국이 서로 관세를 유예하기로 하면서 급등장으로 변했다. 미국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또다시 하락했고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거듭 비정상적 상승폭을 보였으나 투자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0.8로 집계됐다. 4월 확정치 52.2에서 1.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시장 예상치는 53.4였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 또한 4월의 6.5%에서 7.3%까지 뛰었다. 1981년 이후 최고치다.
해리스파이낸셜그룹의 제이미 콕스 매니징 파트너는 "한때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즉시 급등시킬 것이라고 확신했던 사람들의 기본 시나리오는 실제 데이터에선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며 "미국 소비자들은 우려한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그들이 우려하는 만큼 지출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리솔츠웰스매니지먼트의 칼리 콕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이번 주는 대중 관세 인하에 대한 안도감이 시장을 지배했다”며 “경제 지표보다는 투자 심리에 따른 매수세가 우위를 점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몇 주 안에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를 책정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시장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기업인들과 만나 “우리와 협정을 체결하고자 하는 국가가 150개국이나 되지만, 그렇게 많은 국가를 볼 수 없다”며 “앞으로 2~3주 안에 스콧(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하워드(러트닉 상무부 장관)가 서한을 보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올랐다. 필수소비재와 의료건강, 산업, 부동산, 유틸리티는 1% 이상 올랐다. 전반적으로 우량주가 더 강세를 보였다.
종목별로는 미국 2위 케이블 기업인 차터커뮤니케이션이 비상장 기업 콕스커뮤니케이션과 345억 달러 규모의 합병에 합의했다고 발표하며 주가가 2% 가까이 상승했다. 반도체 제조업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고 발표한 여파로 주가가 5% 넘게 밀렸다. 미국 최대 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6.40% 오르며 모처럼 반등했다. 유나이티드는 이번 주에만 15일 10.93%, 13일 17.79% 급락하는 등 연일 급락 흐름을 보여왔다.
이날은 총 2조 8000억 달러 규모의 옵션 계약 만기가 돌아오는 '옵션 만기 금요일'이었다. 이는 5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7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91.66.9%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 무렵에서 3%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9포인트(3.31%) 내린 17.2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