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커피 원가 120원’논란을 “조작”이라고 정면돌파에 나섰다. 2019년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 정비 사업에 반발하는 계곡상인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커피 원가가 120원 정도라더라’는 이야기를 국민의힘이 120원짜리 커피를 8000원에 바가지를 씌운다는 식으로 자영업자를 비하했다고 조작한 것이라고 맞받아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의정부의 태조 이성계상 앞에서 진행된 선거 유세에서 “경기 북부에 오니까 그 생각(계곡 정비 사업)이 났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여름에 아이들 데리고 놀러가면 다 막아놓고 닭죽을 먹어야 들어갈 수 있다고 그러고 자릿세 받더라”며 “도지사가 되고 마음먹고 정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 백운계곡에 불법 천막을 치고 영업하며 시민들의 자유로운 계곡 이용을 막는 상인들이 많아지자 계곡을 찾는 시민도 줄고 불만도 늘어났다는 게 이 후보의 설명이었다. 이에 닭죽을 팔고 천막을 빌려주는 대신 천막을 치우고 사람을 많이 유치한 후 상대적으로 마진이 많이 남는 커피를 팔자고 제안했고 그것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후보는 "철거하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많은 사람 오면 거기에 맞게 현대화해서 다른 영업하자고 했다"며 “땀 뻘뻘 흘리며 5만원 6만원 바가지 씌우는데 손님도 없고 힘들지 않느냐”고 계곡 상인들을 설득한 과정을 말했다. 이어 “공공시설 갖춰주고 주차장, 화장실 만들고 하천 정비하고 그림대회, 버들치잡기 대회 하는 등 축제 예산 배정하고, 일자리 사업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인들이)돈이 없으면 경기신용보증, 은행 지원받게 해서 휴게음식점 같은 걸로 바꿔 커피 원가 120원이라던데 그거 한 7000~8000원 받고 팔고 손님 많이 오면 그게 더 낫지 않냐 그렇게 바꾸라고 제가 얘기했다”며 “틀린 말 했냐”고 목청을 높였다.
이 후보가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같은 발언을 한 걸 두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영업의 현실을 모르는 발언이라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국민의힘에서도 이 후보를 연이어 공격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커피 원가가 120원인데, 너무 비싸게 판다’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발언에 커피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가슴을 쳤다”고 적었으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18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자영업자가 폭리를 취한단 말이냐”고 쏘아붙엿다. 이처럼 논란이 계속되자 작심하고 다시 설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런 발언을 120원짜리 커피를 8000원에 바가지 씌운다는 식으로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조작해 자영업자를 비하했다고 이야기 하더라”며 “이건 정말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제가 자영업자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많은 분이 아시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용태 위원장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여당 주요 인사가 이재명이가 커피 120원짜리인데 8000원에 판다고 한다, 자영업자는 펨훼한 것이라고 열심히 떠든다”며 “이런 것을 용인하면 되겠느냐. 이렇게 정치하면 되겠느냐”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대화와 타협의 대전제는 왜곡하지 않는 거다”며 “하지도 않은 말을 조작해서 다른 나쁜 말 한 것처럼 만들면 그게 대화가 되냐 싸우자는 거다. 국힘은 어떻게 거대 정당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냐”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재차 계곡정비사업을 설명한 뒤 “어느 계곡에서 이재명 도지사 돌려달라고 현수막을 붙였다고 해서 봤더니 백운계곡 상인이었다"며 “이후로 경기도 계곡 많이가고 행복해졌다. 업종 바꿔서 영업해 커피집 많이 생겼다. 이게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욕 먹는 게 두려웠으면 했겠냐”며 “정치룰 왜 하나 더 많은 사람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지금부터 새롭게 출발해야한다. 이 나라 주인으로 국민으로 존중받을 수 있고, 다수 국민 위해 더 나은 세상 위해 제대로된 민주공화국 만들어봐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