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애플의 아버지’로 불리는 전설적인 산업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의 스타트업을 65억 달러(약 9조 원)에 인수했다. 아이브는 2019년까지 애플에서 수석디자인책임자(CDO)로 일하면서 아이폰·아이팟·아이패드·아이맥을 비롯한 애플 핵심 제품의 디자인을 담당했다. 오픈AI는 아이브 영입을 계기로 ‘세상에 없던’ 기기를 개발해 스마트폰 생태계가 없다는 한계를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부터 흘러나오던 ‘인공지능(AI) 특화 기기’ 개발 협력을 위한 행보로 읽힌다.
조니 아이브(왼쪽)와 샘 올트먼. 사진 제공=오픈AI21일(현지 시간) 오픈AI는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아이브의 공동성명을 통해 오픈AI가 아이브가 설립한 스타트업 ‘io’를 인수합병(M&A)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가 이미 io 지분 23%를 지난해 말 인수했으며 총인수가액은 65억 달러로 오픈AI 역사상 최대라고 보도했다.
사실상 아이브와 그의 팀이 오픈AI에 합류한 셈이다. 오픈AI는 이번 인수를 통해 55명의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생산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io가 오픈AI와 합병됨에 따라 아이브와 러브프롬은 오픈AI와 io 전반에 걸쳐 디자인과 창의성에 대한 깊은 책임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픈AI는 ‘아이브 사단’을 주축으로 AI 기기 개발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기기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구체적인 기기 디자인 등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스마트폰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기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트먼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노트북이 사라지지 않았듯 우리의 첫 번째 제품이 스마트폰을 사라지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오픈AI는 이날 올트먼과 아이브의 공동 인터뷰 영상도 공개했다. 올트먼은 “30년 전 내가 애플 맥을 처음 사용할 때 느꼈던 기쁨과 놀라움, 창의적인 정신의 일부를 가져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이브는 “지난 30년간 내가 배운 모든 것이 이 순간으로 이끌었다는 느낌을 점점 더 강하게 받는다”며 “이 관계를 토대로 새 제품들을 탄생시키겠다”고 화답했다.
올트먼과 아이브의 협력 소식은 1년 전부터 흘러나왔으나 구체적인 회사 구조와 멤버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io라는 기업 이름조차 이번 인수 발표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