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 원 규모의 K2 흑표 전차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이 계속해 차질을 빚으면서 5월을 넘어 자칫 상반기 중에도 체결되기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당초 4월 체결이 유력했던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이 미세한 부분에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난관에 부딪히면서 5월에도 최종 계약은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폴란드에서 현지 생산 및 기술 이전 등과 관련한 몇 가지 새로운 조건 협상을 요청해 현대로템 경영진이 현지에 날아가 2개월째 줄다리기 협상 중으로 5월을 넘겨 빨라야 6월 후반쯤 계약이 성사될 분위기다.
무엇보다 폴란드 정부와 폴라드 국영 방산그룹 PGZ, 현대로템 간에 3자 체결이지만 한국이 새 정부가 들어서는 대선 국면인 것으로 감안해 상반기를 넘겨서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이 현재 폴란드를 방문해 현지 국영 방산 그룹 PGZ와 막판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다행히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 계약 규모가 2022년 8월에 체결된 1차 계약 때와 마찬가지로 180대로, 협상 지연에 따라 60억 달러(약 8조 3000억 원) 정도로 낮아졌다, 현대로템이 기술 이전 등 폴란드가 원하는 수준까지 맞춰주기로 약속해 계약 규모가 67억 달러(약 9조 3000억 원)로 다시 상향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2차 수출 계약은 지난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폴란드 내부 사정과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지연되면서 올해 4월로 예상됐지만 5월 넘겨 상반기 체결을 목표로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이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폴란드 정부가 막판 미세한 부분에 대해 조율을 요구해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이 예상됐던 4월과 5월을 넘겨 이르면 6월 후반쯤 체결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과정에서 현대로템도 요구 조건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서 계약 규모가 60억 달러 후반대로 높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폴란드 정부가 당초 요구한 개량된 폴란드형 K2 전차 ‘K2PL’ 대수를 대폭 줄이고 폴란드 수출 버전인 K2 전차 ‘K2GF(일명 Gap Filler·갭필러)’ 물량을 늘리던 계획을 수정해 폴란드형 K2 전차 ‘K2PL’ 대수를 다시 늘리고, 폴란드가 요구하는 기술 이전 분야 확대를 현대로템이 받아들여 수출 계약 규모가 60억 달러 초반에서 다시 67억 달러까지 늘어나는 계약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는 2차 계약으로 K2 전차 180대를 ‘직접 구입·현지 생산’ 병행 방식으로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그런데 현지 생산을 담당할 폴란드 공기업과 폴란드 정부 사이에 납품 가격 및 납기를 놓고 이견이 있어 계약 체결이 늦어지다가 최근 양측이 현지 생산 폴란드형 K2 전차 ‘K2PL’ 도입 대수를 다시 늘리기로 합의하면서 물꼬를 트게 됐다.
이에 따라 당초 폴란드형 K2 전차 ‘K2PL’ 대수가 늘고 현대로템이 직접 생산해서 납품하는 폴란드 수출 버전인 K2 전차 ‘K2GF’ 물량이 줄어들게 됐다.
아울러 폴란드 측은 2차 계약이 체결될 때 한국 국방부 장관이 자국을 방문해 관련 행사에 참석하기를 희망했지만, 최종 계약 체결이 늦어지더라도 한국 측의 비상계엄 등 정치적 변화를 고려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다음 계약 체결이 되길 원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폴란드 정부가 한국으로 넘어와 계약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와의 초대형 무기 수출 관련 기본계약은 2022년 7월에 체결됐다. 같은 해 8월 총 124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의 1차 계약 서명이 우선 이뤄졌다. 1차 계약에는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 FA-50 경공격기 48대 등의 공급 계획이 담겼다.
이후 2023년 12월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152문을 시작으로 2차 계약 차원의 개별 계약이 순차적으로 진행돼 왔다. 이번에 2차 수출 계약 중 가장 규모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K2 전차 수출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폴란드와의 방산 협력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