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계란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9월 시행되는 축산법 시행령 개정안이 계란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농업관측 6월호’ 보고서를 통해 8월까지 3개월 간 예측값을 발표하면서 이달 계란 산지 가격이 특란 10개에 1850~1950원으로 1년 전보다 12.4∼18.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농경연은 계란 산지 가격 강세 원인으로 산란계 고령화와 저병원성 AI, 전염성 기관지염(IB), 가금티푸스 등 질병 발생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를 꼽았다. 계란 산지 가격은 올해 3월만 해도 1년 전과 비슷했으나 특란 10개 기준으로 4월에는 1773원, 지난달은 1838원으로 각각 10.2%, 12.2% 상승했다.
농경연은 보고서에서 “3월 충청권에서 고병원성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지역 간 물량 불균형이 발생했고, 전국 평균 산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계란 산지 가격이 치솟자 농가를 상대로 현장 점검에 나선 후 가격이 오를 만한 이유가 없다며 유통망 왜곡 및 대한산란계협회의 가격 고시 제도의 문제임을 시사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대한산란계협회는 3월부터 최근까지 계란 산지 가격을 한 개에 146원에서 190원까지 약 30% 인상 고시했고 이후 계란 도매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대한산란계협회는 그러나 계란 가격 상승은 정부 규제와 소매점의 폭리로 촉발됐다고 반박했다. 협회는 축산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9월부터 산란계 마리당 사육 면적 최소 기준이 0.05㎡에서 0.075㎡로 50% 확대되면서 사육할 수 있는 산란계 마릿수가 줄고 계란 생산은 감소해 가격은 더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란 산지 가격 상승에 따라 소비자 가격도 오름세다. 지난달 평균 계란 소비자 가격은 특란 한 판(30개)에 7026원으로, 지난 2021년 7월 이후 4년 만에 7000원을 넘었다. 이는 1년 전, 평년보다 각각 6.0%, 4.2% 높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