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산 스마트폰이 미국 시장에서 최초로 중국산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애플이 생산 공장을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 시장에서도 고전하고 있는 애플은 처음으로 중국 내 직영 매장 폐점을 결정했다.
29일(현지 시간) 미 CNBC는 리서치 업체 캐널리스를 인용해 2분기 미국으로 수입된 스마트폰 가운데 인도산 비중이 44%로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13%)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반해 중국산 비중은 같은 기간 61%에서 25%로 크게 줄었다. 2분기에 인도에서 조립된 전체 스마트폰 물량도 1년 전보다 240% 증가했다.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세 여파로 풀이된다. 애플은 그동안 중국의 공급망에 크게 의존해 간판 제품인 아이폰을 만들어 수출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1기 때부터 중국을 겨냥한 무역전쟁의 격랑에 휩쓸리면서 인도와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공급 기지를 이전해왔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중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의 대부분을 인도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다. 몇 년 뒤에는 전체 아이폰 물량의 약 4분의 1을 인도에서 제조할 계획이다. CNBC는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 제조업 공급망의 탈(脫)중국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브랜드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애플은 최초로 중국 내 직영 매장을 닫기로 했다. 이날 재련사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랴오닝성에 있는 다롄 백년성 지점의 매장 운영을 8월 9일까지 한다고 밝혔다. 해당 지점은 2015년 10월 문을 연 다롄의 첫 애플 매장이다. 애플 측은 폐점 이유에 대해 별도의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애플은 올 2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순위에서 5위까지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 내 ‘궈차오(국산 소비)’ 풍조가 확산한 것도 애플이 인기 하락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반미 감정이 커진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자국 브랜드 선호 경향이 강해졌다. 덕분에 화웨이·샤오미 등 현지 브랜드가 혜택을 봤다. 중국 정부의 아이폰 사용 제한 조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2023년 중앙정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를 부인했지만 이 조치는 관영기업과 공공기관 등으로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