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대 수출국 중 한국의 수출 편중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 시장과 신산업으로의 전략적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8일 국내 수출 기업을 분석한 '한국 수출의 다변화 현황과 수출 지속 및 성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내고 "수출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결정짓는 핵심은 시장·품목 다변화에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수출국 집중도(HHI·허핀달-허시만 집중도 지수)는 918로 세계 10대 수출국(홍콩 제외) 가운데 가장 높았다. 아울러 수출 품목 집중 지수 역시 520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수출 규모가 비슷한 일본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등과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상위 10대 수출품목과 수출국 비중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수출 편중 양상은 더 뚜렷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는 주요국 중 유일하게 상위 10대 수출 품목이 전체 수출의 50% 이상으로 차지했고, 전체 수출국 중 상위 10대 수출국 비중도 70.8%로 가장 높았다.
불확실한 무역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출 다변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9만2385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2010~2024년 수출 실적을 실증 분석했는데 기업의 수출국과 수출 품목이 1개씩 능러나면 수출 중단(2년 이상 수출 실적 없는 경우) 위험은 각각 5.4%와 1.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수출을 지속한 2만2755개 기업을 패널 분석한 결과 수출국과 수출품목 수가 1단위 증가할 때 기업의 연간 수출액은 각각 7.8%, 1.1%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개별기업 단위에서도 수출시장과 품목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게 구성될수록 수출 지속력과 성장성이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심혜정 무협 수석연구원은 "우리 수출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신흥시장과 신산업으로의 전략적 다변화가 절실하다"며 "단순한 양적인 확장에 그치지 않고 기존 시장의 경험을 활용해 새로운 수출 기회를 확보하고 인공지능(AI) 확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구 등 대외 무역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질적 다변화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