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재산 증가 여부와 관련해 호주 기자와 언쟁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유엔총회에서 앤서니 알바니지 호주 총리와 만날 예정임을 사실상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잔디밭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던 중, 호주방송공사(ABC) 기자로부터 “재집권 이후 재산이 얼마나 늘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모르겠다”며 “우리 가족 사업은 자녀들이 운영하고 있고, 내가 직접 체결한 대부분의 거래는 대통령이 되기 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이어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처럼 많은 사업 활동에 관여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당신은 어디에서 왔느냐”고 되물었다.
호주 기자임을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은 “내 생각엔 당신이 지금 호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그들은 나와 잘 지내고 싶어 한다”면서,“당신네 지도자(알바니지 총리)가 곧 나를 만나러 올 건데, 내가 그에게 당신 얘기를 할 것이다. 당신은 아주 나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질문이 계속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조용히 해(Quiet)”라고 짧게 말하며 대화를 끊었다.
알바니지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당초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이란 갈등에 집중하기 위해 일정을 급히 취소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가 두 정상의 첫 만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알바니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화요일 밤 리셉션을 주최한다”며 “연말까지 열리는 다양한 정상급 회담에서도 그와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바니지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과 관련해 “논평할 사안이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뒤 미·호주 관계는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은 호주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을 2%에서 3.5%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오커스(AUKUS) 핵잠수함 협정도 검토 중이다. 또 미국이 대미 무역적자국인 호주에 10%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호주 내 반발 여론까지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