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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亞 1위 노무라의 등이 보인다"…진격의 한투, 올 영업이익 3조 원 가시권

■가파른 성장 이어가는 한투證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조 넘을 것"

상반기 1조 이어 최대 실적 행진 전망

글로벌·차별화에 공격 운용이 견인

IMA 사업까지 인가 땐 성장세 가속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한국투자증권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한국투자증권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채용설명회에 직접 나서 “제가 입사했을 때만 하더라도 노무라증권은 우리보다 몇십 배 더 컸는데, 지금은 거의 다 따라잡았고 이제는 노무라의 등이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한투증권이 글로벌화와 차별화를 핵심 전략으로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가파른 성장 속도에 한투증권이 올해 목표로 했던 영업이익 2조 원을 훌쩍 뛰어넘어 ‘연간 영업이익 3조 원'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이미 2조 원을 넘어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3조 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는데 불과 한 분기 만에 또 다시 진기록을 세울지 3분기 실적 발표에 관심이 쏠린다.

한투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 1479억 원, 당기순이익 1조 25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1%, 44.2%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영업이익을 1조 원씩 추가로 거둘 경우 올해 전체 영업이익 3조 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연간 영업이익이 3조 원에 달할 경우, 지난해(1조 2837억 원) 대비 불과 1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하게 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한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는 1조 8854억 원으로 전망된다. 3개월 전 추정치는 1조 6904억 원이었으나 3개월 사이 기대치가 10%이상 높아졌다. NH투자증권과 SK증권은 2조원 안팎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제시했다.



이는 아시아 1위 증권사인 일본 노무라증권의 실적에 바짝 다가서는 수준이다. 노무라홀딩스의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2024년 3월~2025년 3월) 영업이익은 4720억 엔(약 4조 5000억 원), 당기순이익은 3407억 엔(약 3조 1720억 원)으로 집계됐다. “노무라의 등이 보인다”는 김 사장의 발언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처음으로 “까마득히 멀던 아시아 1등이었는데 이제는 등이 보인다. 조금 더 달리면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한 것도 한투증권의 가파른 성장세를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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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의 가파른 성장세는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비롯됐다. 리테일(30%), 세일즈앤트레이딩(27%), 프로젝트파이낸싱(PF·13%), 기업금융(IB·9%), 홀세일(9%), 기타(12%)로 구성돼 있으며, 특정 부문에 쏠림이 없다.

타 증권사에 비해 리테일 의존도는 낮고,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이 전체 이익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시장 변동성에 기민하게 대응한 트레이딩 역량이 수익 성장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채권·외환·파생상품(FICC) 운용 잔고는 지난달 50조 원을 돌파하며 운용 수익 확대에 기여했다. 김 사장은 올해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 수익 비중이 30%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IB 부문의 성과도 견조하다. 3분기 기준 주식발행시장(ECM) 2위, 채권발행시장(DCM) 3위. 인수금융 주선 실적 역시 업계 3위권으로,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는 흐름이다. PF 부문은 업황 부진 속에서도 ‘리스크 최소화·수익 극대화’ 전략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리테일 자산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개인자산 잔고는 80조 원을 돌파했으며 내년 말 100조 원, 2030년 200조 원 달성이 목표다.

글로벌 사업도 고성장세다. 해외 상품 판매액은 지난해 5조 4000억 원에서 지난달 13조 90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투는 2030년까지 이를 60조 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미국·홍콩·베트남·인도네시아 등 11개 해외 거점을 운영 중이다. 미국과 홍콩 등 선진 시장에서는 IB 비즈니스 확장에 주력하고, 골드만삭스·칼라일 등 글로벌 금융사와 협력해 해외 금융상품을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는 현지 종합증권사를 통해 리테일·IB·자산관리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투의 급성장이 발행어음 사업을 통한 적극적 운용 전략의 성과로 해석했다. 2021년 말 6조 3000억 원 수준이던 자기자본은 지난달 11조 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발행어음 잔액도 8조 4000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18조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인가까지 확보하면 성장 속도는 한층 더 빨라질 전망이다. IMA는 고객이 맡긴 자금을 증권사가 직접 운용해 수익을 나누는 구조로, 레버리지 한도가 자기자본의 3배(300%)까지 확대된다. 기존 발행어음(200%)보다 운용 폭이 더욱 커진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한투의 발행어음 사업을 통한 적극적 레버리지 확대가 자기자본이익률(ROE) 차별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IMA 성공의 핵심인 트레이딩 경쟁력 측면에서도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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