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노벨경제학상' 모키어 "한국의 유일한 문제는 낮은 출산율"

■노벨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

"韓 기술혁신 걱정 안해…지금껏 한 것 지속해야"

"인구통계적 문제 빼면 문제 없어…북한이 걱정"

"AI로 인류 멸종 안 일어나…도전적 일자리 창출"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조엘 모키어(79)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13일(현지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에서 가진 노벨경제학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조엘 모키어(79)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13일(현지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에서 가진 노벨경제학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조엘 모키어(79)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한국의 경제 성장을 ‘기적’이라고 표현하면서 유일한 문제는 낮은 출산율이라고 지적했다.



모키어 교수는 13일(현지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에서 가진 노벨경제학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과 관련한 발언에 상당 시간을 할애하며 이 같이 밝혔다. 모키어 교수는 ‘빠른 기술 발전과 산업 성장을 경험한 한국이 성장 둔화 등의 문제에 직면했는데 어떤 대안이 필요하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이런 질문이 한국에서 왔다는 게 좀 모순적으로 느껴진다”고 우선 답했다. 모키어 교수는 이어 “기술 혁신 측면에서 한국의 수준을 걱정할 이유는 없다”며 “한국은 지금까지 한 것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한국이 1950년대 매우 낮은 소득의 국가에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평화로운 나라 중 하나로 성장했다는 것은 기적적인 일”이라며 “내가 걱정하는 국가는 북한, 미얀마 등과 같은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모키어 교수는 “나는 제도에 대한 강의에서 늘 한국과 북한을 비교하는데,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면 나라가 훨씬 더 잘살게 되고 형편없으면 매우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국경을 열어두고 세계의 최고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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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이날 피터 하윗(79)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 필리프 아기옹(69) 콜레주드프랑스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 모키어 교수를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모키어 교수는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네덜란드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이스라엘 히브리대, 미국 예일대 등을 거치며 학·석·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사학자다. 그는 역사적 자료를 활용해 어떻게 경제 성장이 지속 가능해졌는지 그 원인을 밝힌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모키어 교수는 다만 한국의 성장을 저해할 유일한 문제로 저출산을 들었다. 모키어 교수는 “한국은 지구상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라며 “한국은 인구통계적 문제를 제외하고는 성장이 지속될 수 없는 특별한 이유가 보이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모키어 교수는 한국의 정치 체제에 대해서도 “성공적인 민주주의를 이뤘다”고 평가하며 “언론의 자유, 자유롭게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자유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주목받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관해서는 대체로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모키어 교수는 “AI가 인류를 멸종으로 몰아넣고 지구를 장악할 것이란 생각은 사람들이 디스토피아 공상과학 소설을 너무 많이 읽었기 때문”이라며 “그런 종류의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AI가 일자리를 없앨 것이란 의견에 대해서도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의 주장을 인용하며 “AI는 사람들을 더 흥미롭고 더 도전적인 일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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