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LG전자, 인도법인 증시 데뷔…1.8조 '빅딜 실탄' 장착

■LG전자 印증시 상장

현지 진출 28년만 주식시장 입성

1.85조 조달…70조 자금 몰려 '흥행'

구주 매출로 조달자금 100% 유입

성장사업 M&A·R&D에 대거 투입

사업 현지화도 속도…특화가전 4종 발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14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에서 열린 LG전자 인도법인 상장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14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에서 열린 LG전자 인도법인 상장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066570) 인도법인이 인도 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하며 1조 8500억 원을 끌어 모았다. 인도 진출 28년 만에 상장사로 도약하며 현지 ‘국민가전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기업 간 거래(B2B)·소프트웨어·로봇 위주의 사업전략 재편에 투입한다.



LG전자는 14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인도법인의 현지 증시 상장 기념식을 개최했다. LG전자가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 예비 서류를 제출한지 11개월 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과 차우한 NSE CEO 등이 참석했다.

LG전자 인도법인의 증시 상장은 1997년 현지 첫 사업 거점인 노이다법인 설립 이후 28년 만이다. LG전자 인도법인의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주당 1140루피(한화 약 1만 8000원)로 책정됐고 청약 과정에서도 경쟁률 54배를 기록하며 70조 원이 훌쩍 넘는 자금이 몰렸다. 이는 2008년 현지 에너지 대기업인 릴라이언스파워(약 114조 원) 이후 인도 IPO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공모가 기준 LG전자 인도법인은 12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특히 이번 상장은 신주 발행 없이 지분 15%(1억 181만 5859주)를 구주 매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분 매각으로 확보된 1조 8567억 원 규모 자금이 금융비용 없이 100% 본사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LG전자 인도법인 장부가액(3117억 원)에 따른 매각 지분 가치는 467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9배에 달하는 차익이 난 셈이다. 이는 LG전자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1조 1000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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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 신공장 조감도. 사진제공= LG전자LG전자의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 신공장 조감도. 사진제공= LG전자


LG전자는 조달 자금을 미래성장 투자에 폭넓게 활용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LG전자가 유입된 자금을 전장과 로봇·냉난방공조 사업 강화를 위한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에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을 계기로 인도 사업 현지화에도 속도를 낸다. 조 CEO는 이날 상장식에서 ‘인도를 위해, 인도에서, 인도를 세계로’라는 현지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인도 경제성장과 맞물려 현지화 기업의 장점을 살린 사업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것이 골자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인도 가구 가운데 중소득(연평균수입 6000달러~3만 6000달러) 구간 비중은 2020년 29%에서 2030년 46%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과 마이크로오븐 등 4종의 인도 특화 가전 라인업도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프리미엄 라인업에서 벗어난 제품들로, LG전자가 프리미엄 외 일반 제품군에서 현지 특화 가전 라인업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물량은 인도 가전 생산기지인 노이다와 푸네에서 생산되고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인도를 중심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등 '글로벌 사우스' 시장 공략도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현재 인도 스리시티에 신공장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 공장은 인도 전역은 물론 중동과 남아시아까지 가전제품을 원활히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내년 말 에어컨을 초도 생산하고 2029년까지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까지 순차적으로 생산한다는 게획이다.

조 CEO는 “이번 상장으로 인도는 LG전자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거점 국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며 “LG전자와 인도법인이 동시에 성장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노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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