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지렁이 잡으려고 땅 파다가 '깜짝'…중세시대 은화 2만개 '와르르' 쏟아졌다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에서 발견된 중세 시대 유물.스톡홀름 주 행정위원회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에서 발견된 중세 시대 유물.스톡홀름 주 행정위원회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에서 중세 시대 은화 약 2만개가 한꺼번에 발굴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과학 전문 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스톡홀름 주 행정위원회는 지난달 관할 지역 내에서 매우 잘 보존된 은 유물이 대거 발견됐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발견자는 자신의 여름 별장 근처에서 땅벌레를 잡기 위해 흙을 파던 중 구리 가마솥을 우연히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 안에는 은화와 함께 반지, 펜던트, 구슬 등 각종 장신구가 뒤섞여 있었다. 전체 무게는 약 6㎏에 달했으며, 은화만 약 2만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행정위원회의 유물 담당자 소피아 안데르손은 “유물 대부분이 잘 보존돼 있었으나 유물이 담겨 있던 구리 가마솥은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행정위원회에 따르면 이 은화들은 12세기 무렵에 주조·유통된 것이며, 라틴어로 ‘크누트’를 뜻하는 ‘KANUTUS’가 새겨진 동전도 일부 있었다. 이는 12세기 말 스웨덴 국왕 크누트 에릭손을 가리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일부 은화는 당시 유럽 교회에서만 발행됐던 ‘주교 주화’로, 주교가 오른손에 지팡이를 든 모습이 새겨진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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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안네르베크 스톡홀름 중세박물관 관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독특하다. 게다가 엄청난 규모라 정말 흥미로운 발견이다”라며 감탄을 표했다.

안네르베크는 스톡홀름은 은화가 유통되던 12세기 말에는 아직 세워지지 않았다면서, 도시는 1252년 정치가에 의해 공식 건립돼 13세기 말에야 스웨덴 최대 도시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보물이 땅속에 묻히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12세기 말은 스웨덴이 핀란드 일부를 지배하려 해 전쟁과 혼란이 잦던 시기였다면서, “당시 많은 이들이 가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이런 보물을 숨겼을 것으로 보인다. 은화가 진주 등 다른 보물과 섞여 있는 모습이 마치 누군가 재산을 숨겨둔 흔적 같다”고 분석했다.

현재는 고고학자들이 행정위원회를 대신해 유물의 정밀 조사와 기록 작업을 진행 중이며,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발견 장소는 비공개로 유지된다.

행정위원회는 향후 이 유물을 국가유산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동시에 주 정부가 유물을 환수해야 하는지, 그리고 발견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할지를 검토할 계획이다.

안데르손은 “발견자가 지역위원회에 신고한 것은 전적으로 올바른 행동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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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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