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2600의 갤럭시 S 시리즈 탑재는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의 완전한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급 부족으로 유리해진 D램 시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증으로 메모리반도체 실적이 확실한 반등세를 보이는 데 이어 시스템반도체까지 제자리를 찾는다면 삼성전자가 최고 전성기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년에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커지게 됐다.
엑시노스2600은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와 생산을 맡은 파운드리사업부가 협력해 만드는 삼성의 최선단 시스템반도체의 결정체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최선단 공정인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활용해 개발되며 통상 개발 및 생산까지 수조 원이 투입된다.
엑시노스2500 역시 수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갤럭시 S25 탑재가 불발됐다. 이는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적자가 깊어지면서 부진의 늪에 빠지는 원인이 됐다.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의 적자 규모는 올 상반기까지 2조 원 안팎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갤럭시 S25 시리즈에 엑시노스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탑재하게 되면서 모바일사업부의 비용 부담도 급증했다.
엑시노스2600의 갤럭시 S26 탑재로 삼성전자가 TSMC 추격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2나노 공정 고도화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는 산업 특성상 실제 고객 물량을 생산하면서 피드백을 수집해 공정을 고도화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에서 올해 TSMC에 분기 점유율을 70%까지 내준 상황이지만 2나노 공정 양산이 다음 달부터 본격화하면 추격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엑시노스2600의 성능 향상은 테슬라와 딥엑스 등과 맺은 2나노 공정 생산 계약에도 청신호다. 삼성전자는 최근 테슬라와 AI6 칩을 생산하기로 하는 등 2나노 양산을 앞두고 연이어 대형 파운드리 계약을 수주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안정화된 수율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2나노를 전략 공정으로 낙점하고 향후 다양한 응용처에 최적화된 2나노 파생 공정을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간 애플·퀄컴에 뒤처지던 엑시노스가 이번 신제품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은 것 같다”며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 향상된 성능을 증명하면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