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APEC 코앞인데…군불만 지피는 북미회담

美 대북팀 체류 등 기대감 키워

정부 "대북정책 전반 긴밀 소통"

北, 6년전과 다른 대미협상력 변수

‘북한통’ 케빈 김 美대사대리 임명 가능성

문재인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 뉴스1문재인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될지를 두고 여러 관측이 오가고 있다. 유엔군사령부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 판문점 특별 견학을 중단하기로 한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에 한반도 전문가들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코앞으로 APEC 정상회의가 다가왔지만 북미 회담 개최 여부가 오리무중이 되는 형국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트럼프 행정부 ‘대북팀’의 한국 체류 여부와 관련해 “한미는 북미 대화를 포함한 대북 정책 전반에 관해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미 회담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실적인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만일’에 대비하는 수준을 유지하는 스탠스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만이 ‘이미 공개된 정황 자료’를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만남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럼에도 북미 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것은 북미 양측이 대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올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지난달 최고인민회의에서 “미국이 허황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미국과 마주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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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24일 미국이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의 후임으로 케빈 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부차관보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담 성사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한국계로 미국 내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김 부차관보는 2019년 판문점 회동을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 1기 북미 정상회담의 실무를 담당했다. 18일(현지 시간)에는 CNN이 트럼프 행정부가 김 위원장과 만나는 문제를 비공개로 논의해왔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북한이 최근 북중러 삼각 협력 강화에 공을 들이면서 대미 메시지는 확연히 줄었다. 자연스럽게 북미 회담과 관련된 입장도 나오지 않고 있다.

6년 전과 달라진 정세도 변수다. 당시에는 김 위원장이 대북 제재 해제를 통한 경제난 극복이 시급했던 때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 공을 들였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지금은 미국만이 유일한 돌파구가 아닌 것이다. 지난 6년간 대화가 단절되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도도 많이 떨어진 상태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가 판문점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대통령 경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 입장에서 섣불리 이동을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6년 전처럼 ‘32시간 전’ 깜짝 만남 가능성도 언급되지만 북한이 얻어낼 실리가 담보되지 않으면 회담 성사는 여의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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