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막을 올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전세계를 상대로 한국의 현대미술·뷰티·와인·전통주 등 ‘K-소프트파워’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천년의 역사를 담은 경주에서 인공지능(AI) 등 산업 중심 의제를 문화와 사람 중심의 가치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8일부터 3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에서 세계 각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인들을 위한 특별 부대행사로 미술전시·뷰티·웰니스 프로그램과 와인·전통주 페어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AI로 잇는 미래’라는 APEC CEO 서밋의 주제를 문화·감성의 영역으로 확장해 산업과 예술, 기술과 사람을 잇는 한국형 비즈니스 외교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기획됐다.
28일부터 경주 플레이씨 갤러리에서 열리는 미술전시 행사는 김수자, 김종학, 이배, 하종현 등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10인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조각·설치·도자·사진·미디어아트 등 34개의 작품을 전시한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개막식에 참석한다.
‘일상의 판타지’라는 주제의 전시회는 효율과 성과의 언어를 넘어 감각과 기억, 시간과 감정의 언어로 세계를 다시 바라보는 시도다. 작가들은 숯과 천, 도자, 빛 등 서로 다른 재료를 통해 AI 시대의 인간적 감수성과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사유를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이지윤 숨프로젝트 감독은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APEC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문화가 언어와 국경을 넘어 인간의 감각으로 세계를 잇는 가장 진실한 소통의 형태임을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황룡원 중도타워에서는 최근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으로 급부상한 K-뷰티와 K-웰니스를 알리는 행사가 개최된다. 각국 정상 및 글로벌 기업인 배우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화장품 제조, 싱잉볼 사운드 테라피(자연의 주파수로 조율된 사운드 파동을 통한 신체적·정신적 회복 테라피), K-뷰티 메이크업 쇼케이스 등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와인·전통주 페어는 21개 회원국이 함께 참여하는 교류의 장 형태로 운영된다. 29일부터 경주 예술의전당 실외공간에서 열릴 와인·전통주 페어에서는 21개 회원국의 다양성을 한 잔에 담아 연결한다는 의미의 ‘Taste APEC: 21 in a Glass’를 주제로 설정했다. 21개 회원국이 각자의 역사·기후·문화를 담아낸 주류를 한 자리에 모아 세계의 다양성과 조화를 경험하자는 의도다.
행사장에서는 회원국을 대표하는 주류들을 통해 각국의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세계 주류 순례 공간이 조성됐으며 참석자들은 한국관을 시작으로 아시아·오세아니아·미주 순으로 부스를 순회하며 각 지역의 주류 문화를 배우고 직접 시음할 수 있다.
특히 국내 프리미엄 와이너리와 전통주 브랜드가 참여한 한국관에서는 탁주·증류주·와인에 이르는 폭넓은 라인업을 시음하며 누룩·발효·숙성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향미의 스펙트럼을 비교 체험할 수 있다.
대한상의는 이번 부대행사를 통해 AI·디지털·탄소중립 전환이라는 산업 중심의 APEC 의제를 문화와 사람 중심의 가치 공유까지 확장한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APEC CEO 서밋 부대행사는 한국의 기술력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세계 리더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산업과 문화의 경계를 넘어 한국의 창의성과 감성을 세계와 나누는 새로운 외교무대이자 협력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