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가 이례적 호황을 누리면서 올해 3분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전년에 비해 36%가량 크게 늘었다. 예탁원의 ELS 집계는 주가연계사채(ELB)를 포함한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ELS 발행액이 12조 77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발행종목 수도 3752개로 전년 동기보다 20.4%가 늘었다.
ELS는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의 주가와 연계해 투자수익을 주는 파생금융 상품이다. 만기까지 지수나 주가가 정해진 수준 아래로 안 떨어지면 원금과 최대 10%대의 이자를 주지만, 반대로 기준점 아래로 가격이 내려가면 그만큼 원금을 잃게 된다. 이 때문에 ELS는 통상 주가 상승 기대가 높으면 이에 비례해 수요와 발행액이 는다.
예탁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도 ELS 발행액은 21조 7316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18.6%가 증가했다. ELS에 묶인 국내 자금을 뜻하는 발행잔액은 올해 3분기 54조 2076억 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보다 12.6%가 불어났다.
국내 발행되는 ELS의 대다수는 국내외 지수를 자산으로 삼는 지수형과 특정 주식 주가에 연계된 종목형이다. 올해 3분기 발행액에서 지수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51.6%였고 종목형은 44.4%였다. 지수형 ELS 중에서는 국내 코스피 200지수를 자산으로 삼는 ELS가 크게 늘었다. 코스피가 최근 사상 최초로 4000을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한 여파로 풀이된다.
예탁원은 올해 3분기 코스피 기반 ELS가 5조 5684억 원이 발행돼 직전 분기(올해 2분기)보다 15.4%가 늘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유럽 EURO STOXX 50을 포함하는 ELS는 각각 직전 분기 대비 발행액이 6.0%와 4.6%가 감소했다.
증시 호황 덕에 조기상환 실적도 크게 늘었다. ELS는 일정 시점마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조건을 충족하면 만기 전에도 조기상환하는 기회를 준다 시장 상황이 좋으면 이렇게 조기상환하는 사례가 늘게 되고, 성과에 만족한 고객이 ELS에 돈을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함께 일어난다.
이 때문에 조기상환 실적은 ELS 시장의 활기를 측정하는 지표로 흔히 활용된다. 올해 3분기의 조기상환액은 6조 8448억 원으로 직전분기보다 33.5%가 늘었다. 만기상환은 4조 4087억 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19.4%가 줄었다.
단 금융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도 ELS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ELS는 시장 변동으로 ‘원금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에 진입하면 원금을 다 날릴 수도 있는 고난도·고위험 상품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홍콩H지수 등을 포함한 ELS가 전국적으로 대규모 손실을 일으켜 큰 논란을 불러오자 금융 당국은 ELS 판매 규제를 대폭 강화한 바 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가 차익 실현 수요가 몰리면서 상승 폭을 반납할 공산도 존재한다”며 “주가가 갑작스럽게 크게 뛸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서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