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국내 최대 AIDC 노리는 네이버 "2029년까지 3배 확장"

축구장 41개 크기의 '각 세종'

수전용량 47→130㎿로 증축

차세대 GPU·냉각 기술 기반

DC→인텔리전스 센터' 진화

재난대비·복구 시스템 강조도

세종 집현동 부용산 인근에 있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閣) 세종’. 사진제공=네이버클라우드세종 집현동 부용산 인근에 있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閣) 세종’. 사진제공=네이버클라우드




이달 27일 세종 집현동 부용산 인근에 있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閣) 세종’ 서버실. 인공지능(AI) 연산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구동되는 소리가 우렁차게 울렸다. 이곳은 네이버 AI 인프라의 심장이다.



2023년 문을 연 ‘각 세종’은 AI 시대를 맞아 진화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AI 연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각 세종’을 증축한다. 현재 47메가와트(㎿) 수준인 수전용량(전력회사로부터 받는 전력량)을 2029년에 130㎿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2단계 공사는 올해 말 착공해 2027년 완공하고 3단계 공사는 2029년에 마무리한다. 최종 목표 수전용량은 270㎿로 추후 증축할 예정이다. 사실상 데이터센터를 2개 더 짓는 것이다. 개소 당시 6단계에 걸쳐 완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에 구체적 계획을 처음 공개한 것이다. 이상준 네이버클라우드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는 “데이터센터가 인텔리전스 센터로 진화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며 “인프라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적으로 설계·운영할 수 있는 역량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손꼽힌다"고 강조했다.

‘각 세종’의 확장 규모는 경쟁사를 능가한다. SK(034730)그룹이 글로벌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울산에 짓는 ‘SK AI 데이터센터’의 수전용량이 2027년 11월 41㎿, 2029년 2월 103㎿로 계획돼 있다. 카카오(035720)가 남양주에 건설하는 ‘AI 디지털허브’는 80㎿ 수준이다. 이들 경쟁사 계획보다 큰 것이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閣) 세종’ 서버실. H100 등 엔비디아 GPU를 탑재한 서버는 금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사진제공=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 데이터센터 ‘각(閣) 세종’ 서버실. H100 등 엔비디아 GPU를 탑재한 서버는 금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사진제공=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는 AI 연산을 위해 증가하는 고집적 GPU 환경에서 나오는 열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냉각 시스템도 개선한다. 차세대 냉각 시스템도 자체 개발했다. 2차 확장시 ‘직접 액체 냉각’(DLC) 기술을 적용한다. 기존에는 바람을 이용해 열을 식히던 방식뿐만 아니라 냉각액을 이용해 발열을 처리하는 방식까지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액침 냉각’ 기술도 검증하고 있다. 액침 냉각은 냉각유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가 냉각하는 열관리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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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클라우드는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구독형 GPU(GPUaaS·GPU as a Service) 사업 확장을 추진한다. GPUaaS는 AI 모델 학습·추론을 위해 설계된 GPU 자원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은행 등이 네이버의 GPUaaS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팽창하는 GPUaaS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전 세계 GPUaaS 시장은 2030년 266억 2000만 달러(약 38조 26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26.5%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아울러 네이버클라우드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기업과 산업에 특화된 버티컬 AI모델을 만드는 사업도 추진한다. 이 CIO는 “축적된 인프라와 솔루션 경쟁력을 바탕으로 GPUaaS 사업을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부, 글로벌로 확장할 것”이라며 "AI 인프라가 특정 기업의 자산을 넘어 산업 전반의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자산관리 자동화 로봇 ‘세로’(왼쪽)와 자율 운송 로봇 ‘가로’. 사진제공=네이버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자산관리 자동화 로봇 ‘세로’(왼쪽)와 자율 운송 로봇 ‘가로’. 사진제공=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는 재난·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대비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액티브-액티브’ 재난복구(DR) 시스템을 구축했다. 리튬이온배터리 화재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실 전용 스프링클러도 설치했다. 지진을 대비해 원자력 발전소 수준의 건물에 적용하는 ‘특등급’의 내진 설계를 건물 구조체뿐 아니라 서버랙 단위까지 적용했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은 “춘천·세종뿐 아니라 수도권, 충청, 경남권에도 임차 데이터센터를 확보해 데이터와 서비스를 이원화하고 있다”며 “물리적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빠르게 서비스 전환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한편 네이버클라우드는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에도 성공할 것으로 자신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삼성전자 등이 참여한 삼성SDS 주관 컨소시엄은 이번 사업에 단독 응찰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삼성SDS와 동등 지분으로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이 CIO는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은 단순한 인프라 공급이 아니라 네이버의 GPUaaS 플랫폼을 국가 수준의 AI 데이터센터에도 적용하는 구조로 확장될 것”이라며 “내부 AI 워크로드를 대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이 경험을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등 공공 영역으로도 확장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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