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올 3분기 1.2% 성장하며 6개 분기 만에 0%대 성장률에서 벗어났다. 이 기간 민생회복지원금 등의 영향으로 모처럼 내수 소비가 살아난 가운데 반도체·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3분기 깜짝 성장으로 올해 전체 성장률이 1%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예상보다 빨리 멈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은이 28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GDP는 전기 대비 1.2% 성장했다. 이는 한은이 8월 전망했던 성장률 1.1%를 0.1%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우리 경제가 1%대 성장률을 나타낸 것은 지난해 1분기(1.2%) 이후 6개 분기 만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7% 성장했다.
내수 소비 확대가 우리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3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1.3% 늘어 3년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정부의 13조 원 규모 소비쿠폰 정책이 가계지출을 끌어올린 가운데 전공의 복귀에 따라 의료소비도 살아났다. 설비투자 역시 2.4% 증가하며 3개 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고 정부소비도 1.2% 늘며 성장을 뒷받침했다. 건설투자는 0.1% 줄었으나 감소 폭이 크게 축소됐다. 3분기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5% 증가했다.
한은은 4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1~0.3% 범위에서 성장한다면 연간 성장률이 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 역시 “관세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1% 성장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앞서 8월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0.9%로 제시했으나 두 달 만에 기존 전망을 뒤집었다.
시장에서는 저성장 위험이 완화되면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예상보다 빨리 종료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최남진 원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현재는 금리 인하가 자산시장 과열로만 이어져 실익이 없다”며 “한은이 현 수준에서 금리를 상당 기간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