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열린송현] 아마존서 열리는 유엔기후총회

최영한 주브라질 대사최영한 주브라질 대사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내달 브라질 아마존강 하구의 항구도시 벨렝에서 개최된다. 각국 정부 대표단 등 5만 명 이상이 작은 도시 벨렝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COP은 유엔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 약 200개 국가들이 해마다 모이는 가장 중요한 기후회의다. 올해 COP30은 파리협정 채택 10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만큼 그간의 성과와 향후 도전 과제를 점검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실질적 기후 행동을 위한 국제 연대를 확인해야 할 과제가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COP30 개최를 앞두고 기후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 공동의 노력과 다자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브라질은 COP30이 크게 세 가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당사국들을 독려하고 있다. 각 당사국이 야심찬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제시하고, 기후 재원에 선진국을 포함해 각국의 기여를 확대하며 삼림 보호와 생물다양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특히 룰라 정부는 아마존 지역에서 이번 회의를 개최해 아마존 삼림 보존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높이고 협력 확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세계의 허파'로 일컬어지는 아마존 우림 지역은 산소 공급·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인류의 자산이다. 동시에 현지 주민들의 농림축산 생업 터전이자 풍부한 광물자원의 보고로서도 중요하다.

관련기사



필자는 벨렝 출장을 가거나 벨렝 출신 인사들과 만나 아마존 지역의 상황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올해 초 만난 아마존 출신 하원의원은 아마존 지역 주민 약 3000만 명 중 대부분이 하수 처리 등 기본 생활 여건도 갖추지 못한 채 매우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원주민들이 아마존 산림을 훼손한다면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이 근본적인 원인이며 이 지역 개발에 국제사회가 협력하는 것이 기후 대응에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친환경 외교를 강조하는 룰라 대통령이지만 아마존 주민의 생계와 지역 경제 발전도 함께 챙겨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는 것이다.

COP30 개최지인 벨렝은 1616년 포르투갈이 개척한 최초의 아마존 식민 도시다. 20세기 초까지는 천연고무 생산지로 번성했으나 현재는 충분한 숙박 여건을 갖추지 못해 COP30 기간 중 숙소 가격이 30배 가까이 폭등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개최지를 대도시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었으나 브라질 정부는 아마존 개최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벨렝을 고수하고 있다. 벨렝을 방문하면 우선은 아마존 지역 경제의 어려운 현실을 목격하게 된다. 아울러 아마존 삼림 보존은 브라질 정부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다국적 협력이 절실한 사안임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 정부는 이번 COP30 참가를 앞두고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또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에 가교로서 기후 재원과 기술 협력 등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벨렝 COP30을 통해 아마존 삼림 보존을 포함한 기후 대응은 전 세계의 공동 과제라는 점이 참가자들에게 더욱 각인되기를 기대해 본다. 또 브라질의 리더십으로 COP30에서 국제 연대와 다자 협력 강화의 분수령이 되기를 기원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