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16년간 암매장한 50대 남성이 대법원에서 징역 16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살인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6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26일 확정했다.
A씨는 2008년 10월 경남 거제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동거녀 B씨(당시 30세)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화를 참지 못해 둔기로 B씨를 여러 차례 내리쳐 살해했다. 이후 A씨는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주거지 베란다에 두고, 가방 주위를 벽돌로 쌓은 뒤 시멘트를 부어 구조물처럼 위장했다.
범행이 드러난 것은 16년이 지난 2024년 8월 말이었다. 원룸 건물주가 누수 공사를 위해 설비업자를 불러 베란다 구조물을 철거하던 중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A씨는 곧바로 긴급체포됐지만, 시체은닉 혐의는 공소시효(7년)가 이미 만료돼 살인 혐의만 적용됐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필로폰 0.5g을 매수해 세 차례 투약한 혐의도 추가된 채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살인죄로 징역 14년, 마약류 관련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해 총 16년 6개월의 형을 내렸다. 재판부는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범행으로 보이진 않지만, 시신을 은닉해 실체적 진실 발견을 어렵게 하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2심은 지난 7월 원심 판단을 유지하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역시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 등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