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4000을 넘고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년에 5000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으나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이 여전히 낮은 수준인 데다 증시 역사상 쉽게 볼 수 없는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0.74(1.76%)포인트 오른 4081.15로 거래를 마치면서 하루 만에 상승 전환해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7.10% 오른 55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쳐 시가총액 400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70% 가까이 급등했음에도 내년까지 증시 훈풍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JP모건은 향후 12개월 기준 코스피 목표치를 5000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자사주 의무 소각, 배당소득세 인하, 기업 투명성 강화가 이뤄지면 6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한국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2배, 주가순자산가치(PBR)는 1.34배로 글로벌 평균인 16.1배, 2.15배 대비 할인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JP모건은 “기술적으로 과열 신호가 보이더라도 단기 조정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KB증권 역시 내년 코스피 목표를 5000으로 크게 높였다. 한국투자증권(4600), 키움증권(3500~4500), 흥국증권(3500~4600) 등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내놓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다. KB증권은 1986~1989년 3저 호황, 2003~2007년 브릭스 시대에 이어 세 번째 증시 호황기라고 진단했다. 과거 상승장마다 달러가 추세적인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밸류에이션(PBR)이 높아지는 공통점이 관찰됐는데 이번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증시 특성상 강한 강세장이 지나면 15년 넘는 횡보장이 이어진다. 이번 상승장 타이밍을 놓치면 15~20년을 기다려야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증권 분석 결과 달러 약세일 때 코스피 PBR은 3.3배씩 상승했다. 이번에도 3.3배 오른다고 가정하면 PBR은 2.5배로 코스피 지수 7500이다. 내년 유망 업종으로는 반도체, 건강관리, 원전 등 전력, 방산·우주, 조선 같이 수요 확대와 함께 설비 투자가 꾸준히 이뤄지는 산업을 꼽았다.
이날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 아파트를 팔고 받은 계약금 2억 원 전액을 코스피 200지수와 코스닥 15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투자한 KODEX 200, TIGER 200, KODEX 코스닥150 등과 같은 상품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