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 산책] 출판의 미래 스마트한 준비를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700만명, 올해 말까지 우리 국민 10명 중 3~4명이 스마트폰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무려 9배나 상승한 수치다. 가파른 스마트폰의 성장은 디지털에 소극적이었던 국내 출판업계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지금까지 출판업계는 전자책 단말기의 부진과 기존 유통채널에서의 수익감소 우려 등으로 종이책과 디지털의 결합에 반신반의 했다. '종이 위 텍스트가 스마트폰 액정 속으로 옮겨갔다'고만 생각한다면 성공의 실타래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종이책은 어떠한 디지털기기도 따라갈 수 없는 특유의 감성과 따뜻함이 있다. 디지털 출판의 경쟁력은 바로 이러한 차이를 완벽하게 인지했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출판 콘텐츠는 종이책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 아닌 멀티미디어와 결합된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고 보는 것이 옳다. 유•아동 앱 성장 가능성 높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위주로 재편되는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출판사가 가진 풍부한 콘텐츠는 앞서 나갈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이다. 특히 콘텐츠를 바탕으로 시각ㆍ청각ㆍ촉각의 멀티미디어 기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앱)과 앱스토어 시장 활성화는 국내출판계에 새로운 콘텐츠 활로를 열어줬다. 국내보다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된 미국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를 보면 책 카테고리가 전체 다운로드 수 2위를 차지하며 신(新) 콘텐츠 시장으로서 성과를 증명한다. 국내에서는 유∙아동 앱 분야에서 출판사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유∙아동 앱은 단순하지만 한눈에 들어오는 화면과 흥미를 잡아 끄는 음악, 그리고 재미있는 움직임으로 구성된다. 책이 주는 무게감은 덜어내고 학습적인 요소를 친숙하게 녹여내는 것이다. 알록달록하게 꾸며진 캐릭터의 율동과 노래, 또한 손에 닿자마자 반응하는 앱은 아이를 집중하게 만든다. 우리 아이들에게 책은 종이로만 읽는 대상이 아닌 오감으로 느끼는 대상이 된 것이다. 스마트폰의 인터렉티브한 특성을 책 콘텐츠와 결합한 유∙아동 앱을 필자의 회사에서는 '스마트북스'라고 칭한다. 스마트북스는 자사의 베스트셀러 도서 콘텐츠를 바탕으로 앞서 언급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효과를 더한 앱이다. 작년 8월 첫 출시 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유∙아동 앱 시장은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젊은 엄마와 아빠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는 점도 앞으로 성장성에 의미를 갖는다. 디지털 시대를 경험한 첫 세대인 요즘 부모들은 아이에게 스마트기기를 쥐어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스마트북스는 마트에서 장을 보는 동안 엄마의 육아를 대신하고 아빠 목소리보다 생생한 동화 구연을 들려주는 똑똑한 육아 아이템이 됐다. 또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친근도는 이들 대상의 디지털 출판 콘텐츠가 일상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확보를 출판업계에 디지털 출판은 독자들과 만나는 새로운 콘텐츠 창구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종이책에서 스마트폰이 툴(tool)로서 추가되는 것일 뿐 여전히 출판은 정보와 지식을 생산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갖는다. 스마트시대의 변화 속에서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콘텐츠와 출판 노하우는 기술만 가지고 뛰어든 여느 앱 개발업체와는 확연히 다른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제 모바일 콘텐츠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시기는 지났다. 분명한 것은 스마트폰은 또 다른 미디어의 하나이며 이제 막 성장세에 들어선 새로운 출판 시장의 한 축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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