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華爲)의 미국 IT 기업 인수를 둘러싸고 미 ㆍ중 양국간 정면충돌하고 있다. 미국 당국이 국가안전과 정보기밀을 이유로 인수 견제에 나서자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하는 등 양국간 마찰기류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 야오젠(姚堅) 대변인은 이날 “미국 정부에 화웨이의 미국 업체 스리립(3Leaf) 시스템 매입 문제를 투명하게 검토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야오젠 대변인은 이어 “중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미국의 심사 때문에 좌절됐다”며 “이것은 중미협력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지난해 5월 200만 달러를 들여 스리립 지분을 매입했지만 미국 국방부가 국가안전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인수에 난항을 겪어왔다.
화웨이 측은 기업 보안문제를 관장하는 미국 외국투자위원회(CFI)로부터 “스리립을 되팔지 않으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양사간 체결된 인수 계약을 직권으로 취소하도록 건의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CFI로부터 이런 통보를 받은 기업들은 통상 거래를 취소했으나 화웨이 측은 오바마 대대통령이 양측 간의 거래를 추인해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앞서 미국 의원들은 지난 주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에 서한을 보내 스리립 시스템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등 민감한 기술들이 중국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양사 간 거래를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